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주 최대 69시간 근무를 골자로 하는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개편안)에 대해 보완·검토를 지시했다. 정부가 내놓은 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각계에서 제기되자 보완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정부가 주 52시간으로 제한됐던 근로시간 제도를 일이 많을 때는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도록 하는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7일까지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1주 12시간 단위로 연장근로시간을 제한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노사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일이 몰릴 경우 유연한 대응이 어렵게 했다고 보고, 월 52시간(12시간×4.345주) 등 총량으로 계산해 특정 주에 집중적으로 근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MZ세대의 의견을 반영해 일이 많을 때 집중 근로를 하고 여유 있을 때 장기 휴가로 푹 쉴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MZ 노조’의 모임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지난 9일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근로조건을 개선해 온 국제사회의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한다”며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새로고침은 또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휴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들과 비견해 평균 근로시간이 더 많은 이유는 연장근로 상한이 높고, 산업현장에서 연장근로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 52시간제로 기대했던 취지의 안착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15~34세 청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청년들이 희망하는 주당 근로시간은 ‘42.28시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편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윤 대통령이 추가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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