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청년 물가 쇼크-上] “배달 음식 소분해 세끼 해결···’만원’이라도 절약해야”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KakaoTalk_20230307_103547665
박지영(26) 씨가 자신의 원룸에서 보일러 전원을 완전히 끄고 전기장판과 이불로 한기를 견디고 있다. 창문에는 단열 에어캡이 붙어 있다. /유제니 기자



취업난과 저임금에 이어 청년 세대들이 ‘물가 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저성장과 취업난에 이어 고물가로 고통받는 미래 세대 주역들 현실을 살펴보고 대안을 찾는 ‘청년 물가 쇼크’ 기획 시리즈 3편을 보도한다.[편집자주]

“식비만 조금씩 줄여도 난방을 서너 시간 더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최대한 아끼게 돼요.”

지난 6일 저녁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취업준비생 박지영(여·26)씨의 원룸. 8평(26.4㎡)짜리 비좁은 방안 바닥에 기자가 발을 딛자 써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박씨는 겨울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3월에도 보일러 전원을 꺼버렸다. 아직 바람이 차지만 도시가스 요금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단열 에어캡을 붙이고 두꺼운 극세사 이불과 털외투로 보일러 없는 일상을 버티고 있다고 했다.

‘물가 쇼크’ 시대를 버티는 20대 청년 취업준비생의 애환은 창문에 자칫 떨어질 듯 헐겁게 붙어있는 에어캡이 상징하는 듯 했다. 난방비는 추위와 싸우며 그나마 줄인다고 하지만 나날이 오르는 식비나 필수 생활비는 감당하기 어렵다.

‘액상 커피·집반찬’ 이용, 식비 반값으로

박씨는 고정지출액이 작년보다 많이 늘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박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100만 원.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가스비를 내고나면 70만원 가량 남는다. 식비와 통신비, 교통비, 취업준비를 위한 교육비, 문화생활비 등을 모두 이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국무조정실이 최근 발표한 ‘청년 삶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 식료품비는 48만원이었다. 한 끼 식사가 1만원에서 1만2000원 사이라고 했을 때 외식으로 평일 기준 하루 두끼만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줄이기 가장 쉬운 게 먹고 마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식비를 반으로 줄여보기로 했죠.” 박씨는 두 달 전부터 부모님 집에서 밑반찬을 가져와 요리를 시작했다. 주말에 한 번 시키는 배달 음식은 소분해 두 세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카페에서 마시던 4500원짜리 커피는 30스틱에 8000원인 액상커피로 바꿨다. 이렇게 하니 월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

KakaoTalk_20230307_103547665_19
지난 2월 박지영 씨에게 청구된 8평 원룸의 난방비 입금 내역으로 지난 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친구들과 모임 문화도 변했다. 주말마다 모임에 나갔던 박 씨는 올해 들어 그마저도 부담스러졌다. “한 번 모이면 인당 5만원은 기본으로 쓰는데 이번 달은 집에서 간소하게 모여 지출을 반으로 아낄 수 있었어요.”

고물가 쇼크는 박씨뿐만 아니라 20대 청년들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자료에 따르면 전년 상반기 기준 청년층(15~29세)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5.1로 가장 컸다. 두번째로 나타난 60대(16.1)보다 월등히 높았다.

모아 놓은 재산이 적은 청년들이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로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알뜰요금제로 바꾸고, OTT 전부 해지”

박씨는 문화생활도 포기했다. 월 10만 원대였던 통신비는 알뜰요금제로 변경하면서 3만원으로 줄었다. 구독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채널 3개도 전부 해지했다. 이걸로 만원 가량 아꼈다. 박 씨는 만원이면 하루에 난방을 서너 시간 더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해지할 수 밖에 없더라고 털어놨다.

대신 유튜브를 통해 짧은 소개나 줄거리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보고싶은 콘텐츠를 다 보지 못해 서러울 때도 있지만, 가진 돈으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새마을금고·감정평가사 ‘짬짜미’…검찰, 193억 사기대출 일당 기소
  • "대학생들 이러다 진짜 큰일"…세계 유일 '바둑학과'도, 취업 깡패라던 '기계과'도 사라져
  • 울릉독도리난타팀, 전국난타대회서 금상 ‘수상’
  • “마치 꿈을 꾸듯”…FC안양 1부리그 승격 기념행사
  • 포철 3파이넥스공장 화재 진압…포스코 “철강생산·조업 차질 無”
  • [특징주] 티엘비(356860), CXL 공격적 투자…외형 성장 두드러져

[뉴스] 공감 뉴스

  • 막 오른 서울 사립초 입학전쟁…'1인당 최대 3곳' 지원 가능
  • 55조 식자재 시장 디지털 전환...요식업계 쿠팡 꿈꾸는 이 회사
  • 국제중 경쟁률 '역대 최고' "특목자사고 진학 유리"
  • [에듀플러스×KERIS 공동캠페인]'다 함께 디지털리터러시'…<학생편:⑤생성형 AI 이해와 활용법>
  • [에듀플러스×KERIS 공동캠페인]'다 함께 디지털리터러시'…<학부모편:⑤가정 내 디지털 사용 규칙 설정과 유지>
  •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하남지구협의회 사랑의 겨울 김장나눔실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사이사이 골목길마다 맛과 감성이 살아 있는 문래 맛집 BEST5
  • 여름에도, 겨울에도 언제 먹어도 잘 어울리는 국수 맛집 BEST5
  • 매일 같은 구성으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백반 맛집 BEST5
  • 한국의 ‘쌈’ 문화와도 비슷한 멕시코 음식, 타코 맛집 BEST5
  •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아들이 우유 훔쳐먹은 이유…촘촘한 설계의 힘
  • 소리 잃은 소리꾼, ‘정년이’ 몰입하게 만든 김태리의 쉰 목소리
  • 박스오피스 정상 탈환한 ‘베놈: 라스트 댄스’
  • [오늘 뭘 볼까] 치열한 연예계의 속내..시리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김태리, 시대극 속 한복 스타일링으로 주목받아

    연예 

  • 2
    지바롯데, 사사키 로키의 MLB 포스팅 요청 허락

    스포츠 

  • 3
    [PGS 6] TDT, GF 11매치 치킨 확보…아쉬움 남긴 '광동 프릭스·젠지'

    차·테크 

  • 4
    "쉬어가는데도 고봉밥"....원신 5.2 서열 1위 카피타노에 열광하는 이유는?

    차·테크 

  • 5
    김도영, 프리미어12에서의 다짐 "작년과 다른 모습 보여줄 것"

    스포츠 

[뉴스] 인기 뉴스

  • 새마을금고·감정평가사 ‘짬짜미’…검찰, 193억 사기대출 일당 기소
  • "대학생들 이러다 진짜 큰일"…세계 유일 '바둑학과'도, 취업 깡패라던 '기계과'도 사라져
  • 울릉독도리난타팀, 전국난타대회서 금상 ‘수상’
  • “마치 꿈을 꾸듯”…FC안양 1부리그 승격 기념행사
  • 포철 3파이넥스공장 화재 진압…포스코 “철강생산·조업 차질 無”
  • [특징주] 티엘비(356860), CXL 공격적 투자…외형 성장 두드러져

지금 뜨는 뉴스

  • 1
    곽빈, 대만 언론의 집중 조명 속 개막전 선발 유력

    스포츠 

  • 2
    오재현, KBL 판정 변화에 긍정적 반응…수비에 유리한 환경

    스포츠 

  • 3
    나나, 1년째 타투 제거 중… 고통 꾹 참는 모습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영상)

    연예 

  • 4
    김광수 대표, 첫사랑 여배우 실명 공개…당대 최고 미인이었다

    연예 

  • 5
    제네시스 살까 고민했는데 “그냥 이 차 살게요”…드디어 한국 도로 출몰?

    차·테크 

[뉴스] 추천 뉴스

  • 막 오른 서울 사립초 입학전쟁…'1인당 최대 3곳' 지원 가능
  • 55조 식자재 시장 디지털 전환...요식업계 쿠팡 꿈꾸는 이 회사
  • 국제중 경쟁률 '역대 최고' "특목자사고 진학 유리"
  • [에듀플러스×KERIS 공동캠페인]'다 함께 디지털리터러시'…<학생편:⑤생성형 AI 이해와 활용법>
  • [에듀플러스×KERIS 공동캠페인]'다 함께 디지털리터러시'…<학부모편:⑤가정 내 디지털 사용 규칙 설정과 유지>
  •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하남지구협의회 사랑의 겨울 김장나눔실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사이사이 골목길마다 맛과 감성이 살아 있는 문래 맛집 BEST5
  • 여름에도, 겨울에도 언제 먹어도 잘 어울리는 국수 맛집 BEST5
  • 매일 같은 구성으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백반 맛집 BEST5
  • 한국의 ‘쌈’ 문화와도 비슷한 멕시코 음식, 타코 맛집 BEST5
  •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아들이 우유 훔쳐먹은 이유…촘촘한 설계의 힘
  • 소리 잃은 소리꾼, ‘정년이’ 몰입하게 만든 김태리의 쉰 목소리
  • 박스오피스 정상 탈환한 ‘베놈: 라스트 댄스’
  • [오늘 뭘 볼까] 치열한 연예계의 속내..시리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추천 뉴스

  • 1
    김태리, 시대극 속 한복 스타일링으로 주목받아

    연예 

  • 2
    지바롯데, 사사키 로키의 MLB 포스팅 요청 허락

    스포츠 

  • 3
    [PGS 6] TDT, GF 11매치 치킨 확보…아쉬움 남긴 '광동 프릭스·젠지'

    차·테크 

  • 4
    "쉬어가는데도 고봉밥"....원신 5.2 서열 1위 카피타노에 열광하는 이유는?

    차·테크 

  • 5
    김도영, 프리미어12에서의 다짐 "작년과 다른 모습 보여줄 것"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곽빈, 대만 언론의 집중 조명 속 개막전 선발 유력

    스포츠 

  • 2
    오재현, KBL 판정 변화에 긍정적 반응…수비에 유리한 환경

    스포츠 

  • 3
    나나, 1년째 타투 제거 중… 고통 꾹 참는 모습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영상)

    연예 

  • 4
    김광수 대표, 첫사랑 여배우 실명 공개…당대 최고 미인이었다

    연예 

  • 5
    제네시스 살까 고민했는데 “그냥 이 차 살게요”…드디어 한국 도로 출몰?

    차·테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