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신입이 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싶다는 심정을 드러낸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공무원은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돼 최고의 직장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과도한 업무량과 박봉으로 인해 어렵게 시험을 통과했음에도 자발적 퇴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혹시 의원면직해 보신 분 있으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열심히 공부하시는 수험생들이 많은 카페에 이런 글을 올려 죄송하다”면서도 “의원면직하고 싶은데, 주변에 물어볼 곳이 없어서 도움 요청한다”고 적었다. ‘의원면직’은 공무원이 자신의 사의를 표시하는 것을 뜻한다. 사기업으로 말하면 사직서를 내는 것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글의 작성자가 지난해 9월 ‘4년 차 공시생의 지방직 일반행정 합격 수기’를 올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됐다.
이 글은 최근 젊은 공무원들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의원면직’을 신청한 20~30대 공무원은 866명이었다. 2017년에는 131명이었는데, 2021년에 211명으로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자발적 퇴직 공무원 규모가 2017년에 비해 2021년이 61%나 증가했다.
3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기록한 9급 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
한편, 신입 공무원들의 고민을 반영한 듯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 경쟁률이 3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달 9~11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2023년 9급 공무원 선발 인원 5326명에 총 12만1526명이 지원해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2년에 기록한 19.3대 1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다.
최근 8년간 연도별 경쟁률을 보면 ▲2016년 53.8대 1 ▲2017년 46.5대 1 ▲2018년 41대 1 ▲2019년 39.2대 1 ▲2020년 37.2대 1 ▲2021년 35.0대 1 ▲2022년 29.2대 1 ▲2023년 22.8대 1로 7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전·현직 공무원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 사이에선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수직적 위계질서와 ‘무사안일주의’ 이미지 등 9급 공무원에 대한 인식 탓에 청년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정적인 삶’으로 대표되던 9급 공무원은 빠른 임금상승과 개인적 성취를 더 우선하는 사회초년생들의 더는 매력적이지 않기에 향후 경쟁률은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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