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진 8일 전북 순창군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70대 A씨가 몰던 트럭이 인파를 덮쳐 4명이 사망하는 등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운전자 A씨는 브레이크와 액셀 패달을 착각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브레이크와 액셀을 혼동해 일어나는 사고가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운전할 때의 습관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구림농협 조합장 투표소 입구에서 발생했다. A씨가 몰던 화물트럭이 투표를 위해 건물 밖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사람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사상자는 대부분 60~80대 고령자다. A씨는 경찰에 “비료를 싣고 나오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액셀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고는 최근에도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경북 영덕군 병곡면의 한 국도 휴게소에서 8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행인을 들이받아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이 중 한명은 다리가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 역시 액셀을 브레이크로 착각한 운전 미숙이 원인이었다.
패달을 혼동해 일으키는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사고를 일으키는 운전자 상당수가 고령에 속하다 보니 고령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 운전자 사고는 단순히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보다도, 사고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 인지·대처 능력 저하로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젊은 운전자에 비해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액셀과 브레이크를 착각해 발생한 사고의 운전자가 꼭 고령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60대 남성이 SUV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의 운전자는 50대였다. 당시 운전자는 60대 남성이 끌던 손수레와 부딪힌 후 멈추려고 했으나 당황해 액셀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패달을 혼동하는 실수는 고령 운전자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 운전자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운전할 때 습관이 중요하다”라며 “운전할 땐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운전을 배울 때부터 브레이크 밟는 것에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 운전자 사고와 관련해서는 “독일과 미국 일부 주는 고령 운전자의 고속도로 야간 운전을 제한한다. 일본도 사람 또는 사물이 있을 경우 차를 긴급 제동하는 장치가 장착된 차량 운행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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