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영상이 유출된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내부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는 보안에 취약한 ‘중국산’ 제품으로 밝혀졌다.
7일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인터넷에 진료실 내부 영상이 유출된 성형외과에서 사용한 IP 카메라가 중국 업체 H사의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안상의 문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었다.
IP 카메라는 외부 접속이 차단된 폐쇄회로(CC)TV와 다르게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 송수신 및 원격 제어 등이 가능하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물리적 거리에 제약받지 않고 영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 업체의 IP카메라는 보안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영상이 유출된 H사의 제품은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수입이나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다.
특히 중국 제품들의 경우 초기 비밀번호가 단순하게 설정돼 해커들이 쉽게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웹사이트와 유튜브 등에서 H사 제품을 해킹하는 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찰은 이 성형외과가 처음 설정된 IP 카메라의 비밀번호를 바꿨는지,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내 음란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포된 영상은 지난달 24일부터 5일간 해당 강남 성형외과의 진료실과 탈의실, 심전도 검사실 내부 IP 카메라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상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진료실이 아닌 탈의실 내부에 카메라가 설치된 경위도 함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1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해당 성형외과는 대리 의사가 아닌 전문의가 직접 수술을 한다며 수술실 내부에 CCTV가 설치돼있다는 점을 홍보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영상 유출로 인해 대한의사협회는 병원 수술 영상 유출이 현실화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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