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어온 황교안 후보가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6일 ‘대통령 팔이’를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한 대통령실 관계자가 단체 채팅방에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문건을 공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황 후보는 “이럴 줄 알았다”며 김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그동안 제가 김 후보가 ‘대통령이 자신을 민다’며 ‘대통령 팔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며 “책임은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여서 무리하게 추진한 김 후보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간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한 공세를 지속하며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전당대회 최대 이슈로 부각했다. 세 차례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상대로 집요하게 답변을 요구했고,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관련 지역 재개발 조합장 실명까지 거론하며 관계를 소상히 밝히라고 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가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에 유·무형의 도움을 받고 재개발 사업을 단기간에 승인해주는 등 특혜를 줬다고 의심된다”면서 “조속히 수사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김 후보는 진정 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울산 땅 투기 등 의혹에 둘러싸인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황 후보는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김 후보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례에 빗대 “이 의혹을 놔둔다면 ‘김기현 리스크’로 이어져 총선이 위태로워진다”고 했다.
이어 “제가 왜 김기현 후보를 미워하겠나. 조만간 총선이 있지 않은가. 아픈 부분을 안고 가다 보면 정말 엄청나게 고통을 많이 받게 된다”며 “그런 부분을 미리 잘라내고 총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지난 4~5일 실시된 모바일 투표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이 참여해 투표율 47.51%로 집계됐다. 중간 집계인데도 역대 최고 투표율이었던 2021년 전당대회(45.36%)를 경신한 것이다.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7일까지 ARS 투표가 진행되며, 집계된 득표수는 오는 8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발표된다.
김 후보는 결선투표 없이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 승부 뒤집기를 노리는 다른 경쟁 후보들이 김 후보의 의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과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는 당 대표에 선출돼도 의혹과 관련된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아니라 ‘이슈’로 불러달라”면서 “15년 전부터 민주당에서 울산 선거할 때마다 계속 써먹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노선 변경이 이뤄진 시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전 시장이 재임 중이었는데 자신에게 KTX 노선 변경을 통한 특혜를 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김 후보는 “여당 내에서 늘 내부 총질만 하고, 전체 활동의 90%를 내부 권력투쟁 하는 듯한데 ‘해도 해도 너무하네’란 당원들의 화, 표심이 강하게 작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전당 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적용이나 위반 여부는 무리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전당대회는 공직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 선거라 국가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우리 당의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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