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눈에서 진물까지”…전장연 ‘불법 부착물’에 청소노동자 고통

아시아경제 조회수  

27일 오전 10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숙대입구 방향 플랫폼. 열차 출입문 1-1부터 2-4까지 이어지는 보행로 벽면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붙인 불법 부착물로 가득했다. 오전 10시30분께부터 40분 동안 청소 노동자 등 약 30명이 제거에 나섰지만, 작업은 여의치 않았다. 이들은 스티커 제거제를 분무한 후 온 힘을 실어 끌개를 밀었지만, 1장의 부착물을 떼는 데만 10여분이 소요될 만큼 속도는 더뎠다. 낑낑대며 부착물을 떼던 이선숙씨(58)는 “1시간 동안 작업을 해도 5~6개 정도 떼는 게 전부다. 잘 떨어지지도 않고 너무 힘들다”며 “(스티커) 제거 약품도 아주 독해 마스크랑 장갑을 끼더라도 건강에 좋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전장연이 지하철 선전전을 벌이며 역사 내에 불법 부착물을 부착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 노동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전장연은 탈시설 예산 확보·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등 요구사항을 알리기 위해 지하철 역사에 불법 전단을 부착하고 있다. 지하철 시설물 내 허가 없는 전단 부착은 미끄럼 사고 발생 등의 위험이 있어 철도안전법과 옥외광고물법 등으로 금지돼 있다.

서울교통공사(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이 시작한 이후 전단을 부착하지 말 것을 전장연 측에 거듭 요청해왔다. 하지만 전장연은 “전단을 제거하면 두 배로 더 붙이고 페인트도 칠하겠다”며 전단 부착을 강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종성 공사 미디어실 과장은 “현재 지하철 청소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이다”며 “스티커 제거를 위해선 오랜 시간 불편한 자세를 취해야 하고 독한 화학품을 사용이 불가피하다. 청소 담당 직원들의 고통이 막심하다”고 밝혔다.

고된 제거 작업으로 인해 병원에 다닌다는 청소 노동자도 있었다. 강성숙씨(57)는 “분무한 약이 눈에 들어가 병원에 가는 이들이 많다. 약품이 너무 독해 눈에 들어가면 진물까지 나온다”며 “(부착물을) 떼도 금방 더러워지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젠 지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강씨의 하소연을 듣던 주변의 한 청소노동자도 “약품 냄새를 맡다 보니 머리도 아프고, 손목부터 허리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 밤마다 손목이 욱신거려 잠도 자기 힘들다”고 거들었다.

강력한 접착제를 활용한 스티커를 사용하는 것은 악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청소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이영숙 팀장(65)은 “일반적인 스티커(부착물)들은 떼는 게 이렇게 어렵지 않다. 완전히 ‘좀비 스티커’ 같다. 수십번을 끌개로 밀어도 끈적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단순히 요구사항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붙이려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악의적인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공사 측은 청소 노동자들의 격무에도 불법 부착물 제거가 어려워 전문 업체 사용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은 “지난 13일 바닥에 붙여진 불법 부착물을 제거한 후 왁싱을 6번을 했는데도 아직 끈적임이 남아있다”고 알렸다. 그는 이어 “오전 작업을 끝냈는데도 벽면에 붙은 것들의 10%도 채 못 뗀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처리해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전문 (청소) 업체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문 업체를 불러 스티커를 한번 제거하는 데에 약 350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사는 전장연 측에 불법 부착물 제거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스티커 제거에 청소 노동자와 지하철 보안관 등 약 20~30명의 인원이 동원되며, 약품 구매 비용 등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입장이다. 이태림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장은 “(불법 부착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고, 특히 역사 환경을 담당하는 청소 노동자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며 “추후 전장연 측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요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아시아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뉴스] 랭킹 뉴스

  • 니오(NIO) 3분기 실적 예상치 하회에도 판매량 증가 따른 수익성 개선 전망
  • 아빠들 기다리던 패밀리카 나왔다…대형 SUV 아이오닉9, 첫 공개
  • 팔로알토(PANW) 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플랫폼화 전략 효과 가시화
  • 홍철호 ‘기자 무례’ 동아일보 “尹 격노에 참모들 직언 못하고 심기 경호 탓”
  • 엔비디아(NVDA) 매 분기 신기록 달성, 여전히 AI 생태계 내에서 독보적
  • 버라이즌(VZ) 점유율 하락 우려에도 인터넷 가입자 증가 지속 전망

[뉴스] 공감 뉴스

  • 푸틴 "ICBM 아닌 중거리미사일 쐈다"…"美에 사전 통보"
  • 스타트업 창업자·투자자 "내년에도 어렵다"…취해야 할 대책은
  • 생후 일주일 신생아 숨져… 경찰 수사 착수
  • 아마존(AMZN.O), 내년 EU 반독점 조사 가능성 직면…'자사 브랜드 선호'
  • "1634만원에 사는 가성비 SUV"…트랙스 크로스오버 '재고 떨이' 돌입
  • 엑슨 모빌(XOM.N), 텍사스 공장 확장에 2억 달러 투자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노릇한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 다채로운 맛의 북경오리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데일리 핫이슈]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첫 라이브, 고현정 ‘유퀴즈’ 출격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습니다" 선발 복귀하고 3연승, 그럼에도 한선수는 자책했다 왜 [MD인천]

    스포츠 

  • 2
    'KKKKKKKK' 타카하시 158km 괴력투+코조노 2홈런 7타점…'우승 후보' 日, 미국 9-1 완파 [프리미어12]

    스포츠 

  • 3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차·테크 

  • 4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차·테크 

  • 5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차·테크 

[뉴스] 인기 뉴스

  • 니오(NIO) 3분기 실적 예상치 하회에도 판매량 증가 따른 수익성 개선 전망
  • 아빠들 기다리던 패밀리카 나왔다…대형 SUV 아이오닉9, 첫 공개
  • 팔로알토(PANW) 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플랫폼화 전략 효과 가시화
  • 홍철호 ‘기자 무례’ 동아일보 “尹 격노에 참모들 직언 못하고 심기 경호 탓”
  • 엔비디아(NVDA) 매 분기 신기록 달성, 여전히 AI 생태계 내에서 독보적
  • 버라이즌(VZ) 점유율 하락 우려에도 인터넷 가입자 증가 지속 전망

지금 뜨는 뉴스

  • 1
    대체 외인 선수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극명한 대조

    스포츠 

  • 2
    홍명보 감독, 김민재 실수에 대한 자신의 책임 인정

    스포츠 

  • 3
    1승→8승→7승→7승→18승 찍고 사이영상! '최고의 생일 선물 받은' 스쿠발→전성시대 열었다

    스포츠 

  • 4
    '3Q까지 역대급 졸전' 한국, 막판 공격력 앞세워 인도네시아에 8점 차 '신승' [MD고양]

    스포츠 

  • 5
    실상은 SON 아닌 '황인범 해줘'? 집중 견제→공격 '답답'...중원 ‘의존도’ 너무 높다, 대안 찾아야 할 홍명보 감독

    스포츠 

[뉴스] 추천 뉴스

  • 푸틴 "ICBM 아닌 중거리미사일 쐈다"…"美에 사전 통보"
  • 스타트업 창업자·투자자 "내년에도 어렵다"…취해야 할 대책은
  • 생후 일주일 신생아 숨져… 경찰 수사 착수
  • 아마존(AMZN.O), 내년 EU 반독점 조사 가능성 직면…'자사 브랜드 선호'
  • "1634만원에 사는 가성비 SUV"…트랙스 크로스오버 '재고 떨이' 돌입
  • 엑슨 모빌(XOM.N), 텍사스 공장 확장에 2억 달러 투자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노릇한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 다채로운 맛의 북경오리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데일리 핫이슈]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첫 라이브, 고현정 ‘유퀴즈’ 출격

추천 뉴스

  • 1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습니다" 선발 복귀하고 3연승, 그럼에도 한선수는 자책했다 왜 [MD인천]

    스포츠 

  • 2
    'KKKKKKKK' 타카하시 158km 괴력투+코조노 2홈런 7타점…'우승 후보' 日, 미국 9-1 완파 [프리미어12]

    스포츠 

  • 3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차·테크 

  • 4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차·테크 

  • 5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차·테크 

지금 뜨는 뉴스

  • 1
    대체 외인 선수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극명한 대조

    스포츠 

  • 2
    홍명보 감독, 김민재 실수에 대한 자신의 책임 인정

    스포츠 

  • 3
    1승→8승→7승→7승→18승 찍고 사이영상! '최고의 생일 선물 받은' 스쿠발→전성시대 열었다

    스포츠 

  • 4
    '3Q까지 역대급 졸전' 한국, 막판 공격력 앞세워 인도네시아에 8점 차 '신승' [MD고양]

    스포츠 

  • 5
    실상은 SON 아닌 '황인범 해줘'? 집중 견제→공격 '답답'...중원 ‘의존도’ 너무 높다, 대안 찾아야 할 홍명보 감독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