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우크라 평화안’, 러시아에만 이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휴전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 러시아에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미중 관계를 뒤흔든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몰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시한 평화안에 대해 “러시아 이외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완전히 부당한 이 전쟁의 결과를 중국이 나서 협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전쟁을 정치적 해법으로 종식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측은 △냉전적 사고방식 포기 △사격·전투 중지 △평화 회담 재개 △일방적 제재 중단 등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외적으로 ‘중립’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 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언급하지 않고, 대러 제재를 반대하는 등 러시아를 두둔하는 내용을 담아 입장문을 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평화라는 명분으로 양측 모두에 전투를 멈추라고 요구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전투를 멈추고 우크라이나를 떠나면 전쟁이 끝나지만, 우크라이나가 싸움을 멈추면 우크라이나가 끝난다”며 “안보리는 동등성의 오류에 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할 계획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F-16 전투기 지원을 요청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지금 F-16이 필요하지 않다. 나는 지금 그것(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미국 상공을 비행한 정찰 풍선을 의도적으로 띄웠을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시 주석이)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일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상공에 머물던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 풍선은 바다에 추락했고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잔해 수습에 나섰다. 미국은 중국의 정찰 풍선이 전 세계 40개국 이상 지역을 돌면서 은밀히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