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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번엔 ESG판 ‘라이크기획’?…하이브, 이수만에 10년간 100억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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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제공=SM, 하이브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최대주주에 오른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나무심기’ 등 이 전 총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10년간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ESG 캠페인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참여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힌터라 이번 계약이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의 대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월 정기주주총회 앞두고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하이브와 이 전 총괄간의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주식매개 거래종결일로부터 10년간 이수만 전 총괄에게 연간 10억원씩 총 100억을 지원하고, 이 전 총괄은 이 돈을 ESG 활동에 사용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

현재 이 전 총괄은 ESG 활동의 일환으로 ‘나무심기'(휴머니티 앤드 서스테이너빌리티, 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K팝 팬덤이 심은 나무로 환경을 살리자는 취지다. 지난 16일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무심기와 연계한 K팝 페스티벌은 이 전 총괄의 부동산 사업권 욕심과 관련 있다”며 “에스파의 신곡에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으려 하면서 곡 발매가 취소돼 컴백이 연기됐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됐다.

하이브는 이 대표의 영상 공개 후 나무심기 캠페인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캠페인이 SM과 직접 연계되어 진행되지 않는다면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매매계약 체결 당시 ESG 캠페인의 세부적인 내용을 전달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총괄과 ESG 활동 협력을 하기로 했으나 활동 범위 등은 구체적으로 상호 협의되어야 하므로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이성수 에스엠 대표의 ESG 캠페인 폭로에 대한 하이브의 입장

하이브의 설명대로라면 이 전 총괄의 ESG 캠페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음에도 10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한 것이 된다. 이는 의사 결정을 한 하이브 이사진의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거나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배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SM 정상화를 위한 이 전 총괄과의 단절을 강조해 온 하이브의 명분이 크게 희석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총괄이 ‘나무심기’ 캠페인 등을 통해 사실상 국내 프로듀싱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머니투데이
[단독]경업금지 피해갈 ‘나무심기’…이수만은 다 계획이 있구나).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3년간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 및 프로듀싱을 금지한다는 경업금지 조항을 넣었다고 강조했지만 단서 조항을 통해 국내에서 프로듀서로 활동 가능한 길을 열어놨다.

계약서에 따라면 일회성 이벤트이나 국제행사일 경우 기획자나 프로듀서로 국내 활동이 가능하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이메일 통보만으로도 활동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도 있다. 이번 ESG 지원금으로 이벤트를 연다면 사실상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의 국내 활동을 지원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ESG 활동에 대해 상장사가 100억원을 무조건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 전 총괄과 관계 단절을 강조했던 하이브가 사실상 10년간 관계를 이어가고, 더 나아가 국내 활동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ESG 지원 계약과 관련해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과 계약 당시 세부적인 내용은 못 받았지만 좋은 취지의 ESG 캠페인이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해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한 금액도 사전 협의가 정리되면 캠페인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원금액이 경영권 프리미엄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딜의 규모를 봤을 때 100억원을 10년에 나눠서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계약은 이 전 총괄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지 않고, 소액주주들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제안한 모범적인 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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