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감기약 ‘5만원’ 팔고 환불 거절한 40대 약사, ‘집유’

지난해 1월 마스크와 숙취해소제, 감기약 등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해 논란이 일었던 대전시 유성구의 약국. 현재는 폐업했다. /사진=뉴시스

마스크와 숙취해소제, 감기약 등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한 뒤 환불을 해주지 않아 물의를 빚은 40대 약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은 사기와 특수협박, 폭행, 약사법위반, 업무 방해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일반의약품 가격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결제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5명으로부터 124만8000원 상당의 차액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통상적으로 손님들이 의약품을 구입할 때 가격을 물어보지 않고 결제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런 만행은 한 손님이 숙취해소 음료 3병을 사고 15만원이 결제돼 환불을 요구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글을 올리며 드러났다.

당시 A씨는 약값을 비싸게 받는 이유로 “법이 그렇다. 상한가가 없다. 일반 약도 공산품 중 하나인데 적정 이윤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결국 그달 약국을 폐업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자신의 가게 앞에 차를 세워뒀다며 행인을 폭행하거나 환불을 요청하는 손님들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저지른 혐의, 약국 개설 등록 하루 전에 약을 판매한 혐의,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30분간 소란을 피워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나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이 사건은 방송이 될 정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약사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켰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일부 폭행 사건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 불원서를 낸 점과 피고인 정신질환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친 점, 현재 치료를 받는 점, 피해 금액 전액을 형사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음란물건 전시 혐의로 대전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으며, 판사를 모욕한 혐의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