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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00억 마리 사라진다”..꿀벌, ‘집단 실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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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8일 오후 경남 남해군 남면 인근 들녘에서 꿀벌 한 마리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2023.02.08.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8일 오후 경남 남해군 남면 인근 들녘에서 꿀벌 한 마리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에 앉아 꿀을 따고 있다. 2023.02.08.

지난해부터 꿀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른 양봉 농가 피해도 문제다. 꿀벌 개체수 감소는 양봉농가뿐 아니라 국내 농업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우려가 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290만개 수준이던 전국 벌통 수는 연말에 248만개로 줄었다. 가을에만 40만개 이상의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는데 개체수로 따지면 최대 100억 마리에 달한다. 올해는 100억마리가 폐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꿀벌 실종 사태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 문제가 아니라 방제제에 내성을 가진 꿀벌 해충 ‘응애’를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몸집이 1~2mm 정도인 응애는 꿀벌에 기생하며 체액을 빨아먹고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긴다. 그런데 양봉농가들이 특정 성분이 든 방제제를 오랜 기간 쓰다 보니 내성이 생긴 응애는 잘 죽지 않고, 꿀벌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집단 폐사로 이어졌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내성을 일으킨 방제제를 올해부터 퇴출시키고 오는 6~10월까지 응애 박멸에 주력하기로 했다. 피해를 본 농가에는 최대 1000만원의 경영 자금과 새 꿀벌을 들여오는 비용 등이 지원된다.

줄어든 꿀벌이 양봉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농작물 생산과 생태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양봉관리사협회 회원들이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벌통으로 만든 상여를 앞에 두고 꿀벌 증발 국가재난 인정과 직불제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2023.02.15.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양봉관리사협회 회원들이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벌통으로 만든 상여를 앞에 두고 꿀벌 증발 국가재난 인정과 직불제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2023.02.15.

꿀벌 소멸은 양봉 농가에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다. 꿀벌은 야생화에서 꿀을 채취하면서 몸에 꽃가루를 묻히고 퍼뜨리는 역할, 즉 ‘수분매개’ 역할을 한다. 꿀벌 개체 수가 감소하면 그만큼 식물의 번식 수단이 줄어드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꿀벌은 전 세계 야생 식물의 90%, 인류 식용 작물 75%의 수분을 담당한다. 인간이 먹는 100대 농작물 중 71종 작물은 꿀벌을 통해 생장한다. 그중에는 식용유의 원료인 유채와 해바라기도 있다.

한국 농가도 꿀벌과 협업해 작물을 길러왔다. 국내에선 사과, 멜론, 수박, 양파가 꿀벌의 수분매개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꿀벌이 자취를 감춘다면 이런 작물을 가꾸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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