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실로 이동하던 기자들 일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목격했다. 브리핑룸과 기자실 사이, 과거 윤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했으나 현재 ‘가벽’이 세워진 공간 앞에서다. 한창 브리핑이 진행중이던 중 윤 대통령이 불시에 이곳을 둘러보고 떠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윤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약 3개월 만에 이 공간에서 윤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흥분했다. 일부 기자들은 “도어스테핑이 재개되는 거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통령실 관계자조차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는데 브리핑을 하니 돌아가셨나”라고 했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 1층 리모델링 계획을 보고받은 후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22일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해당 공간을 외국 정상 등 외빈들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
이어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이 1층 복도를 오가며 출입문 안쪽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나무 합판으로 된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했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단 이유였다. 이후 가림막 앞엔 각종 화분 등이 놓이고 덤불 장식이 조성되며 가벽이 더 견고해졌다 . 다만 3개월 가까이 리모델링은 큰 진전이 없었고, 현재 도어스테핑이 진행되던 공간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대형 사진과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월드컵 16강 진출 때 착용한 완장 등 기념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최근 총무비서관실로부터 외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자실과 브리핑룸 사이 공간을 일부 활용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를 백지화하기 위해 전날 현장을 둘러본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기자들의 통행 공간은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직접 눈으로 보고 리모델링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1층을 방문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외빈이 대통령실을 방문하면 방명록에 서명 등을 할 공간을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직접 둘러본 결과 1층 기자들 통행로도 침해하고 모양새가 이상해진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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