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액을 빌린 뒤 꼭 갚겠다며 차용 증서까지 써준 한 중국 남성의 ‘황당한 배신’이 현지 누리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남성이 남긴 빚문서는 1시간 뒤 사라지는 ‘특수 잉크’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디오 채널에 올라온 남성 레이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레이씨는 2018년 3월 자신의 친구 린으로부터 12만위안(약 1만7500달러·2271만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오랜 친구의 딱한 처지를 무시할 수 없었던 레이씨는 린에게 돈을 빌려줬고, 대신 상환을 약속하는 차용 증서를 건네받았다. 이 빚문서는 린이 직접 펜으로 작성한 문서였다.
그러나 레이씨는 곧 충격에 휩싸였다. 한 시간 뒤 빚문서에 쓰여 있던 글자가 갑작스레 사라진 것이다. 알고 보니 린은 일정 시간 바깥에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특수 잉크를 담은 펜으로 증서를 썼다. 결국 레이씨는 친우였던 린을 고소해야만 했다.
이후 중국 법원은 피소된 린에게 빌린 돈 12만위안을 갚을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까지도 린은 상환하기로 한 돈을 한 푼도 갚지 않은 채 버텼고, 결국 당국이 강제력을 동원한 뒤에야 같은 해 12월 레이씨에게 사과와 함께 금액을 전송했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됐으나, 사연이 퍼지면서 중국 누리꾼 사이에선 공분이 일고 있다. 이 이야기를 담은 영상 원본은 ‘웨이보'(중국판 SNS)에서만 11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각종 포털 사이트에선 “잉크 사기”가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린을 비난하는 댓글만 3400개 이상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누리꾼은 “이 남자는 기초적인 윤리관이 없다”라며 “남은 인생에 단 한 명의 친구도 없길 바란다”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선뜻 12만위안을 건네줄 수 있는 친구를 뒀다는 게 돈보다 더 소중한데 (그 인연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