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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는 기피대상·의대는 인재 블랙홀…대학 쏠림현상 ‘심각’

투데이신문 조회수  

충북 청주시 소재 모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충북 청주시 소재 모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초등학교 교사 양성 관문인 교육대학교와 대학 초등교육학과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반면 의대 진학에 많은 인재가 몰리며 대학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10개 교대와 이화여대·제주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등 총 13곳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대1로 조사돼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았다.

이 중 한국교원대(5대 1)와 이화여대(3.9대 1)를 제외하면, 나머지 학교는 모두 3대1 미만 경쟁률을 보였다. 정시에서는 가·나·다군 원서 3장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미달 수준으로 본다.

특히 경인교대(1.4대 1), 대구교대(1.7대 1), 서울·부산·진수교대(1.8대 1), 공주교대(1.9대 1) 등 6곳은 채 2대 1의 경쟁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시 경쟁률도 2023학년도 입시에서 5.2대 1을 기록하며 지난 2021학년도 5.2대 1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치로 집계됐다.

교대와 초등교육과에 재학하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3년 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3개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중도 탈락자 수는 2020년 256명, 2021년 282명, 지난해 396명으로 점차 늘었다.

종로학원 측은 “중도탈락, 수시, 정시 경쟁률 상황, 수시, 정시 합격자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현재 교대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하락요인으로는 임용률, 학령인구 감소 속 학교 폐교, 전문대학원 설립 등의 복합 요인이 작용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대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교원 임용 문턱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7개 시도교육청은 공립 초교 교사를 총 3561명 선발할 방침인데, 이는 지난해 3758명보다 5.2% 감소한 수치다. 반면 교대 입학 정원은 지난 2012년부터 3847명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임용고시에 합격했음에도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적체가 심한 서울에서는 합격 후에도 발령까지 평균 15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교사가 학생 및 학부모에게 폭언, 폭행을 당하는 등 교권 침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도 교대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지난해 5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대학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33.5%에 그쳤다. 지난 2019년 52.4%였던 만족도가 2020년 32.1%로 하락한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교직생활 중 큰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가 24.6%로 가장 높았으며 ‘학부모 민원과 관계 유지’를 어려움으로 꼽은 비율은 22.1%로 뒤를 이었다. 또한 교원 56.8%는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로 인해 교육계에서는 통폐합 등 교대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꾸준히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 통합 이후에 다른 학교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에는 부산교대와 부산대는 통합에 대한 양해각서(MOU)까지 맺었음에도, 부산교대 동문과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현재까지 진행이 멈춘 상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의대에 재진학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종로학원의 조사에 의하면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총 4개 대학에서 최근 5년간 1006명의 중도탈락자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입시업계는 자퇴생의 대부분이 학과 부적응 등의 이탈보다 수능을 다시 치른 뒤 의약학계열에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종로학원 측은 “이들의 서울대 등 이공계 학과로의 이동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과고, 영재학교 출신들이 수학, 과학에서 우수한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의약학계열 논술 전형에서도 유리할 수 있고, 정시를 통해서도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잠재성 보유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의대 선호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의대에 쏠리는 원인으로는 의사의 높은 급여가 꼽히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지난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3070만원이다. 이는 대기업 평균 연봉 7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더불어 의사 자격증이 있을 경우, 일하고 싶을 때까지 근무를 지속할 수 있는 고용안정성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블랙홀처럼 인재를 흡수하는 의대 쏠림 현상을 해소할 대책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종로학원은 과고, 영재학교 출신들이 대학 진학 후 의약학 계열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과학인재 육성정책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문과대학 한문학과 김재욱 강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학이라는 조직 자체가 ‘취업을 하기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라며 “대학은 곧 직업선택으로 연결된다는 인식이 많아 실용적이고, 취업에 용이한 학문에 인원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대응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처럼 국민적 인식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며 “이에 발맞춰 취업 연계 시스템, 임금 격차, 안정적인 고용상태, 정년 연장 등 제도적 바탕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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