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한파로 청약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이들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해지 분위기는 올해도 여전해 한 달 사이 15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총 2623만6647명으로 한 달 전(2638만1295명) 대비 14만4648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등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2015년 이후 일원화됐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701만9253명에 달했던 규모가 2620만명대로 하락하면서 이 기간에만 총 79만5264개의 청약통장이 사라졌다. 다만 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 줄어든 데 비해 이달 감소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부동산 침체기와 맞물린다. 집값이 급상승할 때는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청약 당첨만으로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어 가입자가 몰렸다. 하지만 집값이 하락하고 공사비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오르며 청약에 당첨돼도 포기하는 이들이 늘 정도로 매력도가 떨어졌다. 청약통장이 없이도 분양이 가능해질 정도로 미계약 물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예·적금 금리가 오르는 반면 청약통장의 금리는 연 2%대에 머무는 등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도 이탈자를 가속화시켰다.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목돈을 시중은행 예금으로 예치해두는 것이 이득이 되면서 해지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 외에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이 금리 상승기 늘어나는 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 변화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저렴한 분양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주택매수 심리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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