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30)는 며칠 전 ‘본디'(Bondee)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았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바타와 방(스페이스) 상태를 바꿨다. 그러다 본디가 중국 관련 앱이라는 얘기를 접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된 그는 곧바로 앱을 삭제했다.
최근 2030세대 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 본디가 ‘국적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3일부터 본디가 중국 앱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다. 본디는 싱가포르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출시한 앱이지만 중국 앱 ‘젤리’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젤리’는 지난해 1월 젊은 층 사이 인기를 끈 앱이다. 당시 개인정보 침해 논란, 아바타 착용 의상 표절 논란 등으로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젤리의 지식재산권(IP)을 본디 운영사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에서 싱가포르 이름만 따서 정보를 세탁하는 경우가 많다”, “본디에서 사용하는 사진 말고도 핸드폰에 저장된 모든 사진에 접근을 요구하는 게 이상하다” 등의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탈출 러시’가 잇따른다. 본디를 활발히 이용하다 얼마 전 탈퇴한 김모씨(26)는 “과민반응일 수 있지만 개인정보에 관련된 문제다 보니 신경이 쓰여 앱을 지웠다”고 말했다.
최모씨(31)는 “열심히 하던 친구들 아바타 상태가 안 바뀌어서 물어보니 이미 탈퇴했다고 하더라”라며 “탈퇴해도 30일동안 유지된다고 하니 한 달 뒤쯤엔 남은 친구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앱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의견도 있다. 최모씨(27)는 “이용자들 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앱 사용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디코리아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역설했다. 본디코리아는 14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본디는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안전히 보호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데이터 센터를 미국, 싱가포르, 일본에 분산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휴대폰에서 과도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디가 수집하는 정보는 다른 앱에서도 수집되는 통상적 정보”라며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본디는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악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사법기관에 적극 협조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아바타의 행태를 추적해 개인 정보와 사생활 정보를 빼낼 수도 있다”며 “이용자들은 앱 사용 전 이용자 동의에 따라 운영사가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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