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대지진이 덮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진 사망자 수는 3만7000명을 넘어섰다.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다. 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도 13세 소년이 매몰된 지 182시간 만에 살아서 돌아왔다.
튀르키예·오만 구조팀은 이날 오전 안타키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가지안테프주의 마을 이슬라히예에서 40대 여성도 매몰 170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 여성이 구조되기 몇 시간 전 아디야만주의 작은 마을 베스니에서는 60대 여성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72시간으로 알려진 생존자 골든타임을 훌쩍 넘긴 기적같은 구조 소식이 간간이 전해지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자 구조에 대한 희망은 잦아들고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공식 사망자 수는 3만7000명에 이른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은 3만164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선 최소 4300명이 숨지고 7600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은 집계했다. 시리아 정부가 집계한 사망자 수까지 합치면 시리아에서는 5147명이 숨졌다. 외신들이 집계한 사망자 수는 3만7000명을 넘어선다. 이란 대지진 피해 규모(3만1000명 사망)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21세기 들어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스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현 시점에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생존자들도 추위, 배고픔, 전염병 우려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는 중이다. 약탈 행위까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제 매몰자 구출보다는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대한 지원으로 초점을 옮긴 상황이다. 카흐라만마라슈 7개 지역에선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
시리아의 경우 서북부 반군 장악 지역이 구호 물품 승인을 거부하면서 구호가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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