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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700원·버스 500원 올려야하는데…4월에 얼마나?

머니투데이 조회수  

“시민 부담을 최대한 경감해 이번 요금 조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0일 열린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및 재정난 해소 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의 발언이다. 오는 4월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서민 물가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시의 고민이 녹아있다. 인상을 반대하는 행정안전부, 시민단체 등과의 갈등도 부담이다.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대중교통 요금인상 및 재정난 해소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 모습./사진제공=서울시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대중교통 요금인상 및 재정난 해소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 모습./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4월말 지하철·버스요금 300원~400원 인상 추진


시는 오는 4월말을 목표로 지하철, 버스요금을 300원(1안) 혹은 400원(2안)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심야버스는 350원, 광역버스 700원, 마을버스는 300원을 올릴 예정이다. 또 지하철은 기본거리 초과 이용 시 붙는 추가 요금을 10㎞부터 5㎞마다 100원에서 1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지하철 단독 요금과 통합환승 요금은 경기도, 인천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는 것은 2015년 6월으로 이번에 인상이 이뤄지면 8년 만이다. 공청회 발표를 맡은 이창석 시 교통정책과장은 “코로나19(COVID-19)로 승객이 감소하고, 무임수송은 늘고 있는 반면 노후시설투자개선 및 인건비 상승 등 지출 비용은 늘고 있다”며 “미래세대의 안전한 대중교통환경 조성을 위해서라도 요금 인상은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운영기관과 버스업체들의 건전성 확보 방안도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대중교통 운영 현황은 현재 무임수송 국비지원 전무, 8년 동결로 인한 운송기관 적자, 노후시설 개선 요구 증가 등으로 대중교통을 운영할수록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결산 기준 시내버스 누적부채는 8600억원, 서울교통공사 누적적자는 17조원에 달한다.

이 과장은 “서울 대중교통 운영 상황이 재정 한계에 도달한 만큼 고심 끝에 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라며 “지하철 700원과 버스 500원 인상이 필요하지만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규모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개선에 투자하는 해외 주요국처럼 요금 조정 정례화를 통해 지속가능 운영을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도 공청회에서 나왔다. 양재환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익이 증대되면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하철 전동차 교체와 전기버스 확대를 포함해 저상버스 확대, 지하철 1역사 1동선 확보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대중교통 요금인상 및 재정난 해소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이해당사자 의견조사 없이 열리는 요식행위 공청회라며 규탄하고 있다./사진=뉴스1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대중교통 요금인상 및 재정난 해소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이해당사자 의견조사 없이 열리는 요식행위 공청회라며 규탄하고 있다./사진=뉴스1

행안부 “공공요금 인상 자제하라”·시민단체 “시민들 의견 고려 없어”

시의 이 같은 인상 예고에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자제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도 공익서비스 요금을 시민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일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방 공공요금 안정관리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기 조정 및 인상액 최소화를 공식 요청했다. 최근 수도권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 발표와 택시 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 물가 고통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행안부는 지방 공공요금 감면을 적극 추진한 지자체에는 특별교부세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등 재정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물가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 상황에서 중앙과 지방이 협력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방공공요금이 생활물가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상임위원장은 “지난 1월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5.2%, 생활물가는 6.1% 올랐다”며 “여기에 교통요금을 올리는 것은 시민들을 물가압박에 몰아넣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상 발표 전 시민과의 소통 부족도 지적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시가 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기 전 시민들에게 받은 의견이 있을텐데 공유된 부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시가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시는 공청회 이후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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