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망봐, 내가 해킹할게” 교사 10명 노트북서 시험지 빼돌린 10대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교사들의 노트북을 해킹해 시험지와 답안지를 유출하고 시험을 치른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이지영)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군(17)에게 장기 1년6개월에 단기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A군이 도주할 우려가 없는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B군(17)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이들은 현재 퇴학 처분된 상태로 확인됐다.

광주 대동고 2학년생이었던 A군 등은 지난해 3~7월 15차례에 걸쳐 교무실과 학교 별관 등에 침입, 교사 10명의 노트북에 불법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중간·기말고사 시험지와 답안지를 유출했다. 이들은 교사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캡처된 화면을 USB에 옮겨오는 수법으로 1학기 중간고사 7과목과 기말고사 9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평소 컴퓨터 사용에 능하다고 알려진 A군이 해킹을 담당했고 B군은 교무실 앞에서 망을 보는 수법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말고사에서는 A군이 수학시험에서 쪽지에 답안지를 작성한 뒤 B군에게 넘겼고 영어시험에서는 B군이 답안을 적어 A군에게 몰래 건넸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성적 향상 부담감과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어긋난 행동을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성적 향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은 크게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기에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증거인멸을 모의한 점, 이들이 인격 형성의 과정에 있는 점, 초범인 점, 반성문을 내고 가족과 지인들의 탄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소년법이 정하는 소년의 나이에 해당하는 것을 감안해도 범행의 중대성이 무거워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