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9월 13일 오후 서울 동묘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스1 |
서울 지하철 승강기의 절반이 설치된 지 15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 15년 이상이 된 승강기는 사고가 날 확률이 높은 만큼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사에 설치된 승강기 827대 중 410대(49.6%)가 설치된 지 15년 이상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설치된 지 10년 이상 된 승강기를 노후화한 것으로 규정한다. 15년 이상 된 승강기는 사고 위험성이 특히 높아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승강기 사고 308건 중 130건(42%)이 15년 이상 된 승강기에서 발생했다.
서울 지하철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절반이 15년 이상 된 노후 엘리베이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
2020년 10월 서울 강남구 한티역에 설치된 승강기의 줄이 도르래에서 빠지며 1m 아래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승강기 천장 구조물이 시민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약 30분 동안 13명이 승강기 안에 갇히고 그중 1명은 머리를 다쳐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해당 승강기는 2003년 설치된 노후 승강기였다. 노후 부품을 고쳐가며 사용됐지만 교체된 부품과 기존 부품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승강기 교체 주기를 20년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의무 조항이 아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년간 승강기 교체공사를 진행한 건은 한 건도 없었다. 20년 이상 된 승강기는 2020년 7대에서 지난해 30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오전 6시55분쯤 지하 1층에서 올라가던 승강기를 붙잡던 줄이 도르래에서 빠져 추락했고 그 충격으로 천장 구조물이 이용객 머리로 떨어졌다. 이용객 13명이 28분 동안 갇혔고 그중 1명은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사진=국가승강기정보센터 사고조사위원회 의결문 갈무리 |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원인 조사와 교체 공사 등에 시간이 수일 이상 소요돼 교통약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라나 소장은 “지난해 1호선 지하철 환승역사 내 승강기가 고장 나면서 한 지체장애인이 외딴곳에 내려 휠체어로 목적지까지 어렵게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승강기 운행이 어렵다고 하면 교통 약자들은 다른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예산 확보에 따라 순차적으로 노후 승강기를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교체는 예산이 많이 소요돼 서울시나 정부에서 예산이 확보됐을 때 시행하고 있다”며 “노후 설비에 대해서는 향후 계속 유지 보수하며 여건이 되는 대로 교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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