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24시간 영업하고 있는 룸카페의 복도/사진=양윤우 기자 |
7일 오전 9시30분 방문한 서울 강남구의 한 룸카페. 24시간 영업하는 이곳의 대기 공간 조명은 화려했다. 최신 유행곡도 들렸다. 스낵·음료 코너에선 무료로 쿠키와 주스를 먹을 수 있었다. 부루마블과 루미큐브 등 인기 보드게임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었고 아령도 배치돼 있었다.
입실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카운터에는 ‘부재 시 전화를 달라’는 문구와 함께 사장의 연락처와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전화를 걸자 사장 A씨는 “2인 기준 3시간에 3만원” 이라며 “계좌이체한 뒤 방에 입실하라”고 안내했다. 나이와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약 1시간 동안 남녀 커플 2팀과 혼자 온 손님 등 총 5명이 룸카페를 찾았다.
방으로 가는 복도에는 고시원처럼 출입문이 있는 방 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출입문의 창문은 흰색 천으로 가려져 있어 밖에서는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3.31㎡ (1평) 정도 되는 방 안에는 누울 수 있는 메트리스가 구비돼 있었다. 방에 배치된 TV에서는 자유롭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었다.
7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24시간 영업하고 있는 룸카페의 대기 장소/사진=양윤우 기자 |
퇴직금으로 룸카페를 창업한 지 2달 됐다는 사장 A씨는 머니투데이 취재진에게 업장을 닫을 위기라고 토로했다. A씨는 “죽겠다. 허구한 날 단속하러 온다”며 “청소년 손님이 끊기면서 매출 타격이 정말 크다. 망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룸카페가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라는 지적에는 “순기능도 있다. 친구들끼리 생일 파티도 하고 쉬기도 하는 공간”이라며 “모든 것은 양면성이 있지 않냐”고 했다.
룸카페에서 약 3년 일했다는 20대 종업원 B씨는 “(룸카페를) 방문하는 손님의 연령대는 다양하다”면서도 “미성년자가 가장 많다. 손님 중 절반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소년들이 방학 기간에 업장을 많이 찾는다”며 “평일에는 손님이 별로 없지만 주말에는 거의 만실”이라고 귀띔했다.
7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24시간 영업하고 있는 룸카페의 방. 메트리스와 TV가 구비돼 있다./사진=양윤우 기자 |
최근 일부 룸카페가 밀폐된 공간에 침구 등을 구비하고 청소년 출입을 허용해 탈선과 위법 행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변종 룸카페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룸카페는 자유업, 일반음식점업 등으로 등록돼 있으나 시설·설비 및 운영 형태 등이 사실상 숙박영업으로 판단되는 경우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미신고 숙박업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미신고 숙박업으로 적발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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