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들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전쟁준비태세 완비와 작전전투훈련 확대 강화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연초부터 ‘전쟁준비’까지 언급하며 공격적인 안건을 들고 나온 것은 확장억제력 강화를 비롯한 한미동맹에 철저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건 지난해 6월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개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도 지난해 12월 31일 600㎜ 방사포 증정식 연설 이후 37일 만이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를 지도했다”며 “2023년도 주요 군사정치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됐다”고 전했다.
이어 “군사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 강화하기 위한 기구편제적인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에 작전전투 훈련을 부단히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 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하는 것에 대한 문제,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군대 내무규정의 일부 조항들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를 비롯해 군사정치 사업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실무적 과업들이 연구 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확대회의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리영길 인민군 군종사령관, 군단 및 주요부대 지휘관, 국방성과 기타 무력기관의 지휘관, 국방과학연구부문 지도 간부 등이 방청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중앙군사위를 주재하고 ‘조성된 정세 대처’와 ‘전쟁준비 태세 완비’를 강조한 건 확장억제력 강화, 한미 연합훈련 등 한반도 정세를 면밀히 파악하고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조성된 정세라는 표현에는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 한미일의 훈련 빈도 증대, 미·중 대치 국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 등이 모두 포괄된다”며 “거기에 맞춰 전쟁준비 태세를 어떻게 갖출지를 논의한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초부터 이런 논의를 공개한 건 조직적인 체계와 의사결정을 통해 한미에 대응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음을 알리는 동시에 준비태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사전경고의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전날 전원회의 소집 예고와 연결해 생각하면 북한이 올해의 국정 목표를 국방력 강화와 민생경제라는 투 트랙으로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달 하순 ‘농사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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