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한겨울에 엄마가 사흘 동안 외출한 사이 혼자 집에 방치돼 숨진 두살배기가 굶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2)의 시신을 부검한 뒤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또 “피해자의 신체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와 골절 등 치명상이나 특이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기저질환이나 화학·약물과 관련한 가능성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 다른 외상은 없었기 때문에 친모 B씨가 외출한 사흘 동안 음식물을 전혀 먹지 못한 A군이 굶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를 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 동안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 아들 A군을 혼자 두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 1월30일 오후 2시쯤 집에서 나가 2월2일 오전 2시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A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B씨는 사망한 아들을 발견하고도 1시간 30분이 지난 뒤 119에 신고했고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B씨는 경찰에서 “아는 사람이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해서 돈을 벌러 갔다 왔다”며 “처음부터 집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일이 많이 늦게 끝났고 술도 한잔하면서 귀가하지 못했다”며 “집을 나설 때 보일러 온도를 최대한 높여 놨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해 여름 남편과 별거한 뒤 간간이 택배 상하차 업무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냈다. 남편으로부터 1주일에 5∼10만원가량을 생활비로 받았지만 최근까지도 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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