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수가 국내에서 배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해산 수산물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도쿄전력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동해산 수산물을 먹어도 되는지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반반 나뉜다”며 “그럴 땐 사실상 못 먹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도쿄전력이 자료를 꼭 쥐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사하려면) 입력 자료가 필요한데 우리는 경계 조건, 초기 조건 둘 다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수가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들의 선박평형수로 주입된 뒤 국내 항에 실려와 배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 교수는 2011년 3월11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1000만t에 가까운 오염수가 동해상에 배출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더 큰 문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가공지 기준으로 원산지 표기될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채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후쿠시마 인근에서 잡힌 수산물 가공을 오사카에서 하면 오사카산, 삿포로에서 하면 삿포로산이 된다”며 “‘일본산’이라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아무리 눈 뒤집고 봐도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류된 오염수가 ’40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된 안전한 처리수’라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 발표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입막음용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버리면 바다가 희석해주잖나. 40분의 1 수준이라면 4억톤의 물을 섞어야 한다는 건데 얼마나 많은 전기가 들겠냐. 우리나라 국민이나 전 세계 시민들을 상대로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오염) 액체만 있는 게 아니라 끈적끈적한 찌꺼기인 슬러지(하수 처리나 정수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말하지 않는다”며 “정화해도 (오염물질) 총량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러면 찌꺼기가 더 많이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 오염수)는 자국 내에 보관하는 게 맞다. 약 500만톤 정도 (규모의) 인공호수를 만들면 앞으로 30년, 50년 나올 걸 저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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