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보다 더 길게 가지라고 정해놓은 회사가 있습니다. 너그러운 곳인 줄 알았지만, 그만큼 연차에서 삭감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직원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사 연차와 관련한 네티즌 A씨의 하소연이 올라왔습니다. A씨는 “점심시간이 10분 일찍 시작해서 1시간 10분”이라며 “그 10분으로 회사가 연차 6개를 뺏어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는 “10분 일찍 점심시간을 시작하는 건 제 의지가 아니라 회사에서 그렇게 시킨 거다. 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연차가 15일이면 6일 빼고 9일만 남는 거다. 6개가 빠지니까 연차가 몇 개 없다”며 “이게 맞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10분씩 더 준 뒤 연차 6개를 삭감했다는 직장인의 사연. /온라인 커뮤니티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10분씩 더 준 뒤 연차 6개를 삭감했다는 직장인의 사연. /온라인 커뮤니티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10분씩 더 주는 대신, 이를 연차에서 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차를 매일 10분씩 나누어 쓰도록 강제한 셈.
글 작성자 A씨는 “매일 10분씩 연간 근무 일수만큼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며 “회사에서 연차를 6개씩 차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해당 논란에 대해 한 변호사는 조선닷컴과 인터뷰를 통해 “10분 일찍 점심시간을 시작하는 건 회사의 지시일 뿐 근로자가 합의한 적은 없다”며 “근로자의 개별 동의 없는 일방적인 사업주의 연차 차감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고 말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라 사용자는 연차 유급휴가일을 대신해 특정 근로일에 쉬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연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혹시 A씨의 회사에서 근로계약서에 ‘매일 10분씩의 휴게시간을 연차에서 차감한다’고 규정해놨더라도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한 변호사는 “휴게시간은 근로제공 의무가 없는 시간이므로, 휴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매일의 휴게시간과 연차를 대체하는 건 휴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근로계약서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했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조건을 정한 계약이 되어 해당 부분은 무효가 됩니다.
한 변호사는 “반대로 점심시간이 50분이고, 8시간 10분씩 1년간 근무했다면 회사가 연차를 6개 추가해줄지 의문”이라며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연차 차감을 당한 경우에 해당해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럼 15분씩 일찍 출근하면 연차 9개 늘어나냐? 회사 같지도 않은 회사 참 많다” ,” 그럼 하루 10분씩 일찍 출근하면 연차 6개 더 줘야겠네? ” ,”양아 회사네, 그럼 앞으로 50분으로 할테니 연차 6일 더 달라하세요 연차 21일이면 갈만하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저작권자 ⓒ살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및 보도자료 qrssaw@naver.com]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