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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핵 전쟁 위험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위기들이 심화되면서 인류의 종말을 나타낸 시계가 자정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24일(현지시간)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지구종말(둠스데이) 시계’의 초침을 자정 쪽으로 10초 더 이동했다. 이로써 지구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90초’로, BSA가 창설된 1945년 이래 가장 자정에 가까워졌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창설된 BSA는 지구종말 시계의 자정을 멸망 시점으로 설정하고, 과학·안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그 해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 세계 정세를 평가해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동안 지구종말 시계는 자정까지 ‘100초 전’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각종 위기의 심화 속에 초침이 자정에 가까워졌다.
BSA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술핵 사용 우려가 고조됐다는 점과 기후위기 심화, 전염병 확산 등이 멸망에 더 가까워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레이첼 브론스 BSA CEO(최고경영자)는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우발적, 의도적 혹은 오산에 의한 분쟁이 끔찍한 위험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상기시킨다”라면서 “누구도 이 분쟁을 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다.
BSA 회원인 스티브 페터 메릴랜드 대학 교수도 “사고, 실수 등이 의도하지 않은 긴장 고조를 불러올 수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패배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페터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도발과 이란 핵합의 복원 실패, 미국·중국·인도·파키스탄의 핵전력 현대화 등이 핵 위협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또 BS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브론스 CEO는 “우크라이나 생화학 무기 공장에 대한 정보 부재는 러시아가 이 같은 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석탄 사용이 증가해 기후변화 위기도 가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소속인 시반 카르타 이사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승했다”며 탄소배출 증가로 기후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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