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양자 구도’ 재편 속 金측 “범윤 표심 결집” vs 安측 “수도권 대표론 쏠림”
가상 양자대결 YTN 여론조사서 安 49.8%-金 39.4%…유승민·윤상현 거취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하면서 당권 구도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김기현·안철수 의원 간 양자 구도로 재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나 전 의원의 ‘이탈’이 각 주자에 어떤 유불리로 작용할지가 전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특정 후보 지지와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전대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김·안 의원 측은 서로 나 전 의원의 지지세를 흡수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김 의원 측은 나 전 의원 쪽을 지지했던 ‘범윤'(범윤석열)계 표심을 포함한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안 의원이 아닌 자신들에게 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기류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 지지층은 결코 안 의원을 찍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당 지지층에서 안 의원이 50% 가까이 나오는 여론 조사는 바닥 민심과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총선 승리를 목표로 ‘수도권 대표론’을 지지했던 당심을 끌어올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도 다시 끄집어내 견제구를 던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결국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전략적인 표심이 도드라지고 쏠림 현상이 있을 것”이라며 “대구·부산에서도 ‘장제원 의원이 배후에서 조종한다, 당을 휘젓고 다닌다’며 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2~23일 전국 성인 2천2명으로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은 김 의원(25.4%), 안 의원(22.3%), 나 전 의원(16.9%) 등 순이었다.
이번 전대에 도입된 결선 투표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중 49.8%는 안 의원을, 39.4%는 김 의원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는 유선(19.5%)·무선(80.5%)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응답률 7.7%)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9%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95% 신뢰수준,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내달 2~3일 후보 등록까지 김기현, 안철수 의원 외 다른 당권주자들의 거취도 변수로 꼽힌다.
당내 ‘비윤'(비윤석열) 표심을 흡수해 두 자릿수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가 가장 관심사다.
일단 유 전 의원 쪽이 최근까지도 선거 캠프를 꾸리는 등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출마 가능성이 점점 낮아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당 대표로 나올 생각이었으면 이렇게 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가 아닌 사실상 양자 구도로 재편된 상황에서 더욱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고정 지지층’이 여전한 만큼 막판 출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과 사실상 ‘수도권 연대’를 형성한 윤상현 의원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내달 1일 출판기념회 이후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윤 의원은 통화에서 “말도 안 된다”며 즉각 부인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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