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한 카페가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2022년 10월)돼 눈길을 끈다. 문을 닫을 위기에 있던 카페를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 10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모으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건 카페 단골과 정기구독서비스 고객들이다. 현재 제주시에 자리잡은 스테이위드커피의 이야기다.
스테이위드커피는 2010년 제주 바닷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하모체육공원까지 이어지는 15.5㎞의 올레길 10코스에는 산방산을 지나게 되는데, 산방산 남쪽에 커피 볶는 집으로 스테이위드커피가 자리를 잡았다.
고소하고 따뜻한 커피향이 탁트인 바다로 퍼져나가면 올레길 10코스를 찾은 관광객은 이곳에서 힐링투어를 즐기곤 했다. 박상국 스테이위드커피 대표가 올레길을 걸으며 커피 한잔이 간절해 송악산과 형제섬이 보이는 바닷가에 스테이위드커피를 연 것처럼.
하지만 2021년 8월말 스테이위드커피는 제주시 해안동으로 이전했다. 박 대표는 “임대료 상승 때문에 도시로 쫓겨난 것”이라고 했다. 쫓겨났다고 하지만 새로 둥지를 튼 곳은 793㎡ 규모의 3층 건물이다. 1층은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2층은 전시공간, 3층은 쇼룸과 아카데미 공간이다.
박 대표는 “카페를 닫을 상황이 됐는데 고객들과 커피 정기구독자들이 주주가 되어 모금에 나섰고 그 후원금으로 사옥을 건립했다”면서 “주주들인 제주도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제주시로 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스테이위드커피가 유명해진 건 박 대표가 새로운 생두의 샘플을 항공으로 받아 테스트하고 직접 로스팅하면서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어서다. 특히 수질과 분쇄도 확인은 물론 날씨와 온도, 습도까지 확인해 커피를 추출한다.
커피 향과 맛에 반한 고객이 많아지면서 스테이위드커피는 제주 뿐 아니라 파주 헤이리마을과 서울에 원두를 납품할 정도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카페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으로 선정된 건 제주도내 프리미엄 커피문화를 형성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문화 공연 및 전시를 통해 제주 문화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문화 소외 계층을 돕고 제주지역 동반 성장을 유도하며, ‘Made in 제주’의 가치를 확장한 점을 인정받았다. 9m길이의 핸드드립 바를 설치하고 전시공간을 상시 운영중인 스테이위드커피는 지난해 사진전, 공연, 미술전 등 총 7개의 전시·공연을 통해 제주 문화 콘텐츠를 전달했다.
박 대표는 “블루보틀이 미국 올드 오크랜드 작은 마을에서 시작했지만 스페셜티커피를 추구하는 장인정신을 유지해 전세계 유명한 커피전문점으로 성장한 것처럼 제주도 사계리 최남단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스테이위드커피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로쿠저 투자를 비롯해 마케팅,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아 △매장 고객 팬덤 강화 △’커피 미각여행’ 콘텐츠 등 차별화 △제주관광대와 신규상품 개발 및 포장 고도화 △제주민속촌 호텔 등과 전략적 콜라보 마케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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