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끊길까 봐”…2년 넘게 모친 시신 방치한 40대 딸 ‘구속 송치’

숨진 어머니의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백골이 된 시신과 2년을 함께 지낸 40대 딸이 13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사진=뉴시스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숨진 모친의 시신을 2년 넘게 집 안에 방치한 40대 딸이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딸은 생전에도 아픈 모친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숨진 모친의 명의로 1400만~1600만원에 이르는 연금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체유기 및 노인복지법상 방임, 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 위반 혐의로 47세 여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8월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머니 B씨(사망 당시 76세)의 시신을 인천 남동구 간석동 소재 빌라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그는 생전 당뇨병 등 질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B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숨진 어머니의 연금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10시19분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넷째 딸의 112 신고를 접수한 뒤 간석동 소재 빌라로 출동했다. 당시 B씨는 안방에서 이불에 덮여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빌라에서는 ‘지난 2020년 8월쯤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A씨는 “메모는 내가 직접 작성했고, 실제로 어머니는 그 시점에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경찰은 A씨가 지난달까지 매달 B씨 몫의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을 받아 대부분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혐의를 적용했다. B씨가 숨진 이후 28개월간 A씨가 대신 받은 연금은 1500만원 안팎이다. A씨는 연금을 생활비 등으로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A씨가 당뇨병 등으로 거동이 어려웠던 B씨를 생존 당시에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등 방임한 것으로 판단했다. B씨는 사망 추정 시점 2개월 전인 2020년 6월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는 병원 진료 기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어머니를 계속해 치료하지 못했다”며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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