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한 작은 섬 주민이 3주 넘게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바다 위에서 보트에 있던 케첩과 마늘 가루 등을 먹으며 긴 표류 생활을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다도르 등에 따르면 도미니카 연방 출신 엘비스 프랑수아(47)는 지난해 12월 신트마르턴 섬에 있는 항구에서 보트를 수리하던 중 악천후로 인해 배와 함께 파도에 휩쓸렸다. 신트마르턴 섬은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제도 중 한 곳이다.
그는 배를 운항해 보려 했지만, 바닷길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랐다.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역시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에게는 먹을거리마저 마땅치 않았다. 그에겐 케첩과 마늘 가루, 국물 내기용 가루 큐브가 전부였다.
프랑수아는 천을 이용해 모은 빗물을 식수 삼아,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씩 나눠 먹으며 버텼다. 중간중간 침몰을 막기 위해 배에 고인 물을 퍼내기도 했다.
또 그는 구조 요청을 위해 선체에 ‘HELP(도와달라)’라는 글씨를 써놨고, 멀리서 지나가는 배들의 모습을 보고 보트에 불을 붙여 조난 신호를 보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렇게 20여 일이 지나고 마침 인근 상공에 비행기가 지나가는 걸 확인한 그는 거울로 햇빛을 반사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이를 본 항공기 승무원은 가까운 콜롬비아 측에 신고했고, 콜롬비아 해군이 주변을 항해하던 상선에 도움을 요청해 지난 16일 라과히라주 북서쪽 222㎞ 해상에서 프랑수아를 구조했다. 그가 표류한 지 24일 만이었다.
이후 프랑수아는 콜롬비아 항구도시 카르테헤나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체중이 조금 줄어든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수아는 “아무도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어느 순간 희망을 잃고 가족만 떠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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