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레이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 중 발언에 대해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완전히 잘못된 표현”이라며 “중동 지역의 관계와 역사적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UAE나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의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협력하면서 이란을 압박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UAE는 이란의 최대 교역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윤 대통령 발언은)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양국관계의 긴장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낼까 걱정”이라며 “분단국가의 지도자로서 오히려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화해·평화의 메시지를 내고, 갈등 중재 역할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어 미국의 경제제재로 이란의 금융 자산 70억 달러(약 8조원)가 국내에 묶여 있어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적’ 발언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또 최근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불거지며 이란 정부를 향한 대내외적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데, 우리까지 거들어 자극적 표현을 쓰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세계적인 산유국, 자원 부국이다. GCC(걸프협력회의) 회원국의 인구를 다 합해도 이란 인구의 반이 안 된다”라며 “우리의 국익 차원에서도 결코 무시하거나 적으로 둘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의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진정성 있게 이란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우리 국익과 미래의 동반자적 관계를 고려한다면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사과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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