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새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서 최근 공개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조형물을 두고 음란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조롱성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르고 있다.
6.71m 높이의 청동 조형물 ‘포옹’은 1000만달러(약 124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예술가 행크 윌리스 토머스가 제작한 것으로, 1964년 킹 목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 부인 코레타 킹 여사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조형물은 킹 목사 부부의 모습에서 몸통과 머리 부분 등을 제외하고 손과 팔 부분만 묘사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킹 목사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 조형물을 특정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음란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조롱성 글도 여럿 게재됐다. 어떤 각도에서는 마치 남성의 신체 일부를 껴안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주장이다.
킹 목사의 유족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코레타 킹 여사의 조카인 세네카 스콧은 온라인 매체에 “이 조형물은 우리 가족에 대한 모욕”이라며 “청동 자위상을 만들기 위해 1000만 달러를 낭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 마틴 루서 킹 3세는 “작가가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다”며 “부모님의 모습을 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 조형물이 단순히 킹 목사 부부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을 상징하기 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베트남전 추모공원 등 각종 공공 조형물에는 항상 비판이 뒤따랐다면서 작품을 수정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