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한 검찰의 사정 칼날이 이 대표의 목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성남FC 사건에 이어 대장동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까지 스스로 공개하며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검찰의 사법처리나 신병처리를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남FC·대장동·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12시간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검찰이 적용한 제3자뇌물죄 성립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서면진술서를 제출한 뒤 상당수 질문에 대한 답변에 갈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초 검찰 역시 이 대표의 구체적인 진술을 기대하고 진행한 조사는 아니었던 만큼 이미 확보된 관련자 진술과 물증 만으로도 충분히 기소가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 역시 이미 이 대표 기소가 가능할 정도의 충분한 수사가 마무리 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검찰은 민간업자인 대장동 일당이 개발 사업에 참여해 막대한 범죄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일련의 과정에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했던 이 대표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즉 이 대표가 이들과 공모하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아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기능적 행위지배’라는 공동정범의 표지를 갖췄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체포·송환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도 이 대표에겐 부담이다. 수원지검은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대표를 곧바로 압송해 13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를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전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는 쌍방울그룹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두 사람이 가깝다는 진술이 나왔다.
사전구속영장 청구 불가피
검찰 주변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성남FC 사건에서 뇌물로 판단한 각 기업들이 낸 후원금 액수나 대장동 사건에서 대장동 일당이 거둬들인 수익(성남시가 입은 손해)을 고려하면 영장 청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
현재로선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위례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친 뒤 성남지청이 수사한 성남FC 사건과 묶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성남FC 사건을 수사한 성남지청 검사를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을 내는 임시방편적인 방법도 가능하겠지만,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사건 자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이 대표의 구체적인 소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와 3부는 이 대표의 소환조사에 앞서 전날 정 전 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대장동·위례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하며 막판 혐의 다지기에 나섰다.
총력 방어 나선 이 대표와 민주당
민주당은 전날 박범계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송기헌 TF단장,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박찬대·서영교 최고위원, 법사위 소속 기동민·이탄희 의원 등 10여명의 현역 의원을 동원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 이 대표에 대한 총력 방어에 나섰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서 검찰에 제출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진술서까지 공개했다. 진술서에는 검찰의 제3자뇌물죄 구성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진술서에서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과 관련 자신이 개인적으로 사익을 취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원래 제3자뇌물죄는 제3자 외에 공무원이 이익을 취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범죄다. 또 이 대표는 다른 지역 프로축구단의 광고비 사례를 예로 들었지만 핵심은 광고비나 후원금이 ‘부정한 청탁’과 연계가 됐는지 여부라는 점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반박 논리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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