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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악성 암’이라더니…北가수, 걸그룹 노래 표절 의혹

아시아경제 조회수  

북한의 유명 가수인 정홍란이 국내 걸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노래는 북한 체제 선전용 유튜브 채널 ‘삼지연(samjiyon)’에 올라온 영상에 나온다. 정홍란은 ‘우리를 부러워하라’라는 제목의 곡을 불렀는데 이는 청봉악단의 부른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전해진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노래 중간 간주 부분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여자친구가 2017년 발표한 ‘핑커팁’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음의 진행 방식과 음이름 등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표절 의혹’ 관련 영상에서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을 비교해 봤더니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됐다”며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북한 가수가 남한의 노래를 따라 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에서 불고 있는 리메이크 열풍을 언급하며 “지난해 9월 9일 9·9절 공연 때 김유경과 정홍란이라는 가수가 등장해 남한의 알앤비 스타일로 노래를 편곡해 불렀는데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그러다 보니 이번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원곡이 어떤 곡인가 할 정도로 여러 노래가 다 편곡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새 세대들이 남한 노래에 빠져서 사상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통제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단속하고 통제만 할 수 없으니 주체적 변화, 주체적 변형이라고 표현하며 남한 노래보다 더 수준 높은 곡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곡에다가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서 마치 굉장히 익숙한 리듬처럼 의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 교수는 북한 청년들이 K팝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북한 노래는 대부분 군가 형식에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내용이다. 반면 남한 노래는 사랑, 인간의 생활상을 다룬다. 북한 노래는 사상만 있고 남한 노래는 사랑만 있다고도 한다”며 “남한 노래의 리듬이나 박자를 표절한다고 해서 과연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이 노래를 북한 젊은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할지,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K팝은 우리 젊은이 타락시키는 악성 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K-팝을 ‘악성 암(vicious cancer)’이라고 부르며 북한 내 한류의 확장을 우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2021년 6월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이 K-팝을 북한 젊은이들의 복장, 헤어스타일, 말, 행동을 타락시키는 ‘악성 암’으로 규정했다”며 “국영 매체를 통해 이를 내버려 두면 북한이 ‘축축하게 젖은 벽처럼 무너져내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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