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리나라의 한복을 중국의 전통 의복인 한푸(漢服)로 소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복을 검색하다 보면 한푸로 소개하며 판매하는 것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며 “특히 ‘당나라 스타일 한복’으로 판매하는 건 정말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30여 곳의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한 결과 쿠팡, 티몬, 인터파크, 지마켓, 옥, 11번가, 네이버 쇼핑, 다음 쇼핑하우 등에서 한복을 한푸로 소개하며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빠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물론 중국풍 옷을 판매하지 말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라며 “한복과 한푸는 다른 의복이기에 명확히 구분해 판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플랫폼만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최소한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상황들이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국은 우리의 한복이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지난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해 큰 논란이 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56개 소수민족 중 조선족으로 나선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이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한복을 입은 여성은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 긴 머리를 분홍색의 댕기로 장식한 모습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하자 주한 중국대사관에서는 “전통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으로, 이른바 ‘문화공정’, ‘문화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며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서 교수는 “중국대사관 측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만을 가지고 한국인들이 크게 분노한 것이 아니다”며 “이미 중국에서 지금까지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샤오미의 스마트폰 배경 화면 스토어에서 한복을 ‘중국문화’로 소개하며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유명 패션지 ‘보그’가 “한복은 한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을 설파했던 중국인 모델이 한복을 입은 화보를 게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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