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새 변이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이전에 만들어진 백신이 감염 예방에 효과적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1년부터 접종한 단가백신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에 효과가 없는 탓에 지난달 17일부터 접종이 종료됐고, 현재 초기 우한주와 오미크론 하위변이(BA.1·BA.4·BA.5)의 항원을 반반 포함해 만들어진 2가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다음 변이가 지배종이 되지 않는 한, 현재 변이는 절대다수가 오미크론의 하위이기 때문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오미크론 변이 수십개…백신 효과 있을까?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수십개의 오미크론 변이가 힘을 겨루고 있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의 1월 1주(1~7일)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률을 보면, 우세종인 BA.5(34.4%)이 힘을 잃어가고 그 자리를 BN.1(32.4%), BQ.1·BQ.1.1(12.1%), BA.2.75(10.0%), BF.7(6.0%) 등 변이가 대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파력이 가장 높다고 지정한 XBB.1.5(0.2%) 검출도 지난달 8일 이후 17건 검출됐다. XBB.1.5는 여러 하위 변이들의 재조합 변이인 XBB에서 파생된 변이로 최근 미국에서 우세화되고 있는 종이다.
일각에선 수많은 변이가 파생되면서 현재 예방접종에 쓰이는 BA.1, BA.4·5 대응 2가백신이 효과를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초기 우한주에 대응해 만들어졌던 기존 백신(단가백신)이 지난해 3월 오미크론 변이에 힘을 잃고 ‘돌파 감염’이 속출하며 하루 확진자가 62만명까지 치솟았던 경험에서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에서 검출되는 주요 변이는 전 세계 지배종인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이기 때문에 감염 예방의 정도는 다르지만 효과는 모두 있는 것으로 본다.
지난달 세계적인 과학저널 ‘셀(Cell)’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3차 접종 후 2가백신으로 추가 접종한 집단의 중화항체가 BA.4·BA.5 변이에서 2.7배 이상(628→1688) 증가한 게 확인됐다. BQ.1과 BQ.1.1은 중화항체가 각각 2.7배(208→568), 2.4배(139→337) 늘었고, XBB와 XBB.1에선 각각 1.9배(111→209), 1.5배(108→162) 증가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을 때 신체가 악화되는 것을 중화·방어해주는 항체를 말한다.
비슷한 결론을 내놓은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의학논문 사이트 바이오알카이브(bioRxiv.rg)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2가백신으로 추가접종 했을 경우 BN.1에선 4.4배(54→239)의 중화항체가 증가했고, BA.5에선 7.2배(174→1247), BA.2.75에선 3.0배(287→8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변이에선 중화항체 증가폭은 다소 떨어지는 경향도 띤다.
“오미크론 변이면 효과 있다…다음 변이에 따른 백신 문제는 세계적 문제”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변이를 거듭해 알파·베타·감마·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지배종이 바뀌어왔다다”며 “현재는 오미크론 하위변이이기 때문에 2가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오미크론 다음 변이인 파이가 세력을 넓히면 2가백신이 아닌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과학자들이 새 백신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변이의 파생 속도가 훨씬 빨라, 코로나19에 범용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마련하는 게 세계적으로 시급한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현재는 2가백신이 개별 오미크론 변이에 얼마나 감염 예방효과가 있는지 비교하기보다는 접종을 통해 고위험군의 중증화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작년 11월6일부터 12월3일 감염된 코로나19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2가백신 접종군의 중증진행 위험이 미접종자 대비 95.1% 감소했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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