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고 상시적인 질병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장태영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서기관은 10일 국민의힘 박수영·백종헌 의원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공동 개최한 토론회에서 “도서·산간 지역의 환자나 감염병 환자, 만성질환자 등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최근까지 누적 진료건수가 3500만건에 달한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대상과 의료보험 수가 문제 등 관련 쟁점을 검토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상급병원 쏠림현상’ 우려를 반영해 비대면 진료를 1차 의료기관 위주로 우선 적용하되 병원급 등으로 확대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장 서기관은 “수가는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만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진료시간이나 난이도 등 여러 부가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른 (진료)행위나 제도와의 연계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를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은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돼도 대면진료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 원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처방 청구권을 분석한 결과 비대면 진료 비중은 전체의 1% 수준으로 활성화돼도 전체 의료를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 의사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미국의 사례도 소개했다. 2021년 미국의사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사 10명 중 6명이 “비대면 진료로 더 양질의 케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비대면 진료의 환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발의된 법안은 의료접근성이 떨어지거나 만성질환자 등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허용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돼도 전 국민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며 “보편적인 서비스로 허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대표들의 발표도 이어졌다. 손웅래 메라키플레이스 공동대표는 “안전한 비대면 진료의 정착을 위해서 플랫폼이 꼭 필요하고 플랫폼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이호익 솔닥 공동대표는 “요양원 등에서 코로나로 왕진이 어려워 진료를 못 받는 환자가 기관당 30~40명”이라며 “백신 제외 계층도 대면 진료를 못 받아 고통받고 있는데 비대면 진료는 대면진료의 한계를 극복해 감염병 위험도도 낮췄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대중 연구위원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발전하며 보건의료서비스가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용자의 98%가 향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초진 위주의 비대면 진료는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고 싶지 않은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의원들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OECD 38개국 중 비대면 료가 허용되지 않은 건 우리나라뿐”이라며 대한민국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종헌 의원도 “국민의 의료접근성과 의료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어떻게 비대면 진료를 도입해야 할지 논의를 시작하고, 의료법 개정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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