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티스토리 블로그 내 광고를 블로거가 아닌, 티스토리의 운영사
카카오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광고의 형태와 위치 뿐만 아니라 수익의 귀속 여부까지 카카오에게 전권이 넘어간다. 구글 애드센스 등 광고창을 블로그에 삽입해 수익을 올리던 블로거들이 반발하고 있다.
8일 카카오에 따르면 티스토리는 최근 이용약관 개정 공지사항을 티스토리 블로거들에게 전달했다. 개정된 약관의 핵심은 블로그 내 광고에 대한 주도권 반환이다.
티스토리는 제9조 ‘서비스 내 광고’ 항목을 신설하면서 “회사는 서비스 내에서 광고를 게재할 수 있으며, 게재되는 광고의 형태 및 위치, 노출 빈도, 수익의 귀속 등은 회사가 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11조 ‘회원의 의무’ 항목에서 ‘해서는 안 될 행위’ 항목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서비스 내에 게재된 광고를 포함한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 등을 변경, 조작하거나 정상적인 노출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추가했다. 새 약관은 다음달 6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 티스토리 내 광고 운영을 고려해 약관 개정한 것으로, 광고 노출 시점이나 방식은 현재 미정”이라면서도 “티스토리 이용자들의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고려해 운영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블로거들은 이번 약관 개정을 두고 티스토리 내 카카오가 운영하는 ‘애드핏’ 광고창을 설치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자사 광고 툴 ‘애드포스트’만을 네이버 블로그 내에 허용하고 있다.
블로거들은 또 이번 약관 개정으로 수익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글 애드센스에 비해 네이버 애드포스트 등은 클릭당 단가(CPC) 등이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이들은 광고 설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티스토리 블로그에 유입됐다.
블로그 내 광고 중 가장 단가가 높은 광고창은 최상단이다. 개정된 티스토리 약관에서 ‘광고의 위치와 형태’를 회사가 정하기로 한 부분은, 상단에 카카오가 원하는 광고를 넣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티스토리에서 나머지 광고창에 애드센스 광고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애드핏과 애드센스 광고 간 충돌 우려 역시 제기된다. 아울러 대다수 블로거들은 양호한 로딩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광고의 양을 관리하는데, 티스토리가 이를 조절할 경우 블로그 품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 블로거는 “그동안 티스토리는 콘텐츠 제공자(블로거)에게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 덕분에 양질의 콘텐츠가 모이면서 국내 대표 블로그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포스팅 동기가 사라진다면 잦은 크롤러 오류, 먹통 사태 등이 발생하는 티스토리를 계속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광고창 수익이 현저히 적은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수익을 내기 위해 ‘뒷광고’로 표현되는 협찬성 포스팅이 횡행하는 게 현실”이라며 “티스토리 역시 네이버 블로그와 유사한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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