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니라더니…군, 北 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확인

합참이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제공=국회 국방위원회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 P-73을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 P-73을 침범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지난달 29일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이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이 실장이 여러 차례 반복해 부인하고, 유감을 표명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P-73 침범이 사실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군 당국이 거짓말을 한 것이거나 최소한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단정적으로 발표를 한 꼴이 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 P-73 북쪽 끝을 살짝 스쳐간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며 “그 지역이 용산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북한 무인기의 서울 진입 당시 상황을 초 단위로 재분석한 결과 P-73 침범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전날(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반경 3.7㎞ 구역으로, 용산뿐 아니라 서초·동작·중구 일부를 포함한다. 당초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돼 있었으나 지난해 5월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설정됐다.

지난달 26일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을 통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는 한강을 따라 서울로 들어온 뒤 1시간가량 서울 상공을 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온 것이다.

당시 북한 무인기의 항적을 포착한 건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배치한 소형무인기 탐지레이더(SSR)로 무인기의 경로 전부를 포착한 게 아니라 탐지와 소실을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