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배달 프로모션 개편에 라이더 불만 ‘폭발’
“일주일에 275건을 배달하라는 건 주 90시간을 일하라는 겁니다”
배달앱 2위 요기요가 최근 라이더 대상 프로모션을 변경하자 현장에선 비판이 쏟아진다. 반면 요기요는 “라이더의 일평균 배달시간은 약 6시간”이라며 라이더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3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배달노동자 교통사고 유발하는 신규 프로모션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기요가 신규 프로모션을 중단할 때까지 1인시위 및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요기요는 지난달 19일 배달 프로모션을 개편했다. 라이더가 받는 배달비는 △음식점이 부담하는 배달료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 △배달앱이 제공하는 거리할증·프로모션의 총합인데, 이 중 플랫폼 몫의 프로모션 정책을 바꾼 것이다. 기존에는 점심·저녁 피크시간대 배달비에 약 1500원의 인센티브를 더해줬으나, 지난달부턴 일주일간 일정건수를 배달해야만 추가보상을 지급한다.
예컨대 일주일 동안 △100건 배달완료시 5만원 △150건 18만원 △200건 35만원 △250건 56만원 △275건 68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요기요에서 더 많은 배달을 할수록 수입이 급격하게 느는 구조다. 업계에선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다른 배달앱으로 라이더를 뺏기지 않기 위한 일종의 ‘록인'(잠금, Lock in) 장치로 해석한다.
“10만원 더 준다는데…졸면서도 오토바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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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라이더들은 “주90시간을 일하라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1시간에 평균 3~4건 배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일주일에 275건을 배달하려면 주 68~91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 산술평균시 하루도 쉬지 않고 주 7일을 근무해도 하루평균 10~13시간 일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배달주문이 많지 않은 지방에선 ‘그림의 떡’이라는 설명이다.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이전과 비교하면 200건 이하 배달 시 수입이 준다”라며 “결국 200건 이상 배달해야 하는데, 라이더 입장에선 쉬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 안그래도 졸음운전이 많은데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라이더도 “25건만 더 하면 10만원을 더 받는데 오토바이를 안 탈 수 없다”라며 “한 건이라도 더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배민·쿠팡이츠보다도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라이더측 주장이다. 최근 배민은 하루 2개 시간대별로 8건 이상 배달시 약 2만5000원을, 쿠팡이츠는 이달 서울에서 400~800건 배달하면 총 6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김 실장은 “쿠팡은 월 최대 800건이지만, 요기요는 월 1100건을 배달하라는 셈이어서 타사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라이더들이 우려하는 건 만성과로로 인한 사고위험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배달 종사자 10명 중 4.3명은 교통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원인으로 △촉박한 배달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42.8%)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41.4%)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이 꼽혔다.
“요기요 라이더 배달수행시간 6시간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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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사 배달을 많이 하는 라이더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개편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는 설명한다. 또 요기요는 배민·쿠팡이츠처럼 한 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이 아니라 여러개 음식을 묶음배달할 수 있어 라이더들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기요 관계자는 “자체배달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라이더가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고, 일평균 배달 수행시간도 약 6시간 가량으로 확인됐다”라며 “요기요 익스프레스 라이더는 단순 협업 파트너가 아닌 성장 동반자로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다 더 효율적인 배송과 더불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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