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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 설화, 이젠 현실된다…계묘년 달 도착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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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년기획] ‘달의 시대’ 열릴 계묘년 ②

우리별 1호 30년 만에…다누리로 ‘달 개척’

궤적설계 역량 축적, 달 뒷면 첫 촬영·분석


계묘년 한국은 이전에 없던 역사를 쓴다. 달 탐사선 다누리는 올해 달 상공 100㎞ 궤도에서 임무수행에 나선다. 한국이 올려만 보던 달을 이젠 내려다볼 수 있게됐다. 과거 달 토끼의 설화가 있을 정도로 친숙한 달 탐사는 이제 현실이다. 한국 우주도전의 현주소와 미래 과제를 짚어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일 달 궤도선(KPLO) 다누리가 촬영한 고해상도 달 표면과 지구 사진을 공개했다. 다누리가 지난해 28일 달 상공 124㎞에서 고해상도카메라(LUTI)를 활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속에는 달 표면의 크레이터(Crater·분화구)와 지구의 모습이 선명하게 담겼다. 다누리는 심(深)우주 탐사를 열어갈 한국 최초 우주 탐사선으로, 내달부터 1년간 달 궤도를 하루에 12바퀴 돌며 각종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 1992년 8월11일 오전 8시8분, 우리별 1호 발사 성공

#. 2022년 8월5일 오전 8시8분, 다누리 발사 성공

한국 우주개척 역사에서 8은 의미가 깊은 숫자다. 한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와 달 궤도선 다누리가 공교롭게 8월 오전 8시 8분에 발사됐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다누리가 달로 향하는 궤적도 숫자 8을 옆으로 눕힌 모양의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이다. 이 방식은 달의 중력을 활용해 연료 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다. 먼 우주로 나갔다가 달로 향하는 궤적인데, 기초과학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초고난도 기술이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4일 “우리별 1호 발사로부터 30년 만에 다누리가 같은 시각에 발사돼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며 “차이가 있다면 다누리가 지구 중력장이 아닌 또 다른 천체의 중력장으로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다누리가 채택한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설명. / 사진=뉴스1

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최근 달 상공 100여㎞ 궤도에서 과학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달 중심 지향 모드’로 전환했다. 다누리는 한 달간 시운전을 통해 각종 점검에 나선다. 발사 전 예측했던 설계와 현재 우주 공간의 중력과 온도 등이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목적이다. 점검이 끝나면 내달부터 달 탐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지난해 8월부터 150일간 약 730만㎞의 항행을 마치고 달 임무 궤도에 안착했다. 항우연은 궤적 설계만 7개월을 할애했고, 궤적 계산을 위해 소수점 아래 13자리까지 따져봤다. 목표 궤도 안착했다는 건 향후 심(深)우주 탐사에 핵심이 되는 궤적 설계, 원거리 관제 기술 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다누리는 지구와 100㎞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심우주 통신기술을 이미 검증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광시야 편광카메라를 통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의 입자 크기와 티타늄 분포 조사 등 세계 최초 임무도 나선다. 또 달 극지방에서 물의 존재를 찾고, 2030년대 한국이 목표하는 달 착륙지 후보를 탐색한다. 내달부터 1년간 달 궤도를 하루 12바퀴 도는 다누리가 한국의 새역사를 쓰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다누리가 달 상공 119㎞에서 촬영한 달 표면과 지구.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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