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상장을 철회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는 컬리의 상장 철회가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4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외부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 온 컬리가 상장에 실패하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온 스타트업의 몸값 재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컬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컬리 측은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22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상장 작업을 2월23일까지 마쳐야 했다.
컬리의 상장 철회를 두고 VC 업계는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2021년 말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8000억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기업가치가 4분의 1 이하로 떨어졌는데 상장을 강행하면 후속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정된다”며 “게다가 컬리와 같은 플랫폼과 적자기업은 투자시장에서 외면받고 있기 때문에 상장을 강행하기에 유리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앵커PE 등 후속 투자자를 제외한 대다수 투자자는 컬리 상장 철회로 손실을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VC들은 컬리의 초기 투자자로 기업가치가 하락해도 수익권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투자자는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자금을 회수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VC 심사역이라면 한 번씩은 마켓컬리 구주 거래를 검토할 정도로 손바뀜 거래가 잦다”며 “초기에 투자한 일부 VC들은 대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 컬리가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있다고 보고 일찌감치 자금을 회수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컬리의 상장 연기는 VC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VC 자금으로 몸집을 키워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컬리의 상장 흥행 여부가 다른 스타트업의 상장 흥행을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국내 유니콘 기업들은 컬리처럼 외부 자금조달로 기업가치를 키워왔다”며 “컬리의 기업가치가 가장 큰 걸림돌이 돼 상장을 철회하게 됐으니 후발주자의 몸값 재평가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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