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경기도에 위치한 한 납골당, 61세 어머니가 딸 이 모씨(32)의 유골함을 꼭 끌어안고 들어섰다.
이 씨의 유골함은 흰 천에 싸여 2021년도에 먼저 사망한 아버지의 유골함 옆자리에 놓였고, 어머니 염 씨는 “네가 여길 오면 안 되는데, 널 어떻게 보내니”라며 “차라리 속이나 썩이고 가지. 사랑하는 딸, 아빠랑 잘 있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 씨는 2022년 12월 29일 경기도 과천 제2 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로 사망한 5명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올해 7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였다는 것이 3일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고 당일에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가구점에서 신혼집에 들일 소파를 보고 일산 본가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새해에 예비 신랑과 살림을 합칠 예정이었던 이 씨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기대감에 부풀어 올라 있었다고 한다.
이 씨의 친구 김 모씨는 “친구가 ‘이제 인생 2막 시작이다. 아이를 낳아서 정말 잘 키울 거다’라고 말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이 씨의 어머니 염 씨 또한 “결혼 앞두고 해 준 게 없는 거 같아서 500만 원을 주면서 ‘TV라도 사라’고 했더니, ‘엄마 딸로 낳아줘서 감사하다. 잘 살겠다’고 말한 살가운 딸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 가족들에게 터널 안에서 연기가 나는 영상을 찍어 보내고 “연기가 너무 심해서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전화를 한 게 이 씨의 마지막 통화였다고 한다.
이 씨가 가족들에게 보낸 영상에는 검은 연기가 방음터널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 담겨 있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