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22.5.19/사진=뉴스1 |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31억원 상당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사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전세사기 전담수사팀(팀장 부장검사 이응철)은 4일 사기 혐의를 받는 일명 ‘화곡동 빌라왕’ 강모씨를 구속 기소하고 공인중개사 A씨와 그 동업자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 9월 8일부터 2018년 12월 8일쯤까지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283채를 자본 없이 매수하면서 피해자 18명으로부터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합계 31억6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일당은 실제 매매가보다 임대차보증금을 높게 받는 ‘깡통 전세’를 놓고 이 보증금으로 빌라를 매수했다. 이후 건축주 등으로부터 빌라 1채 당 500만~1500만원을 리베이트로 돌려받아 서로 나눠 가졌다.
검찰은 강씨가 임대차보증금에서 리베이트로 받아 소비해버린 담보가치 부족분을 자력으로 보충할 수 없었고 임대기간이 종료돼도 정상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다고 봤다. 또 A·B씨는 이 사실을 알고도 강씨에게 임대사업을 권유하는 등 사업을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당은 보증금을 반환 능력이 없음에도 특별한 사업관리계획 없이 ‘보증금 돌려막기’로 일관하다 피해자 18명에게 31억6800만원 상당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일부 피해자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사기 행위도 저질렀다고 봤다. 허위 매매가가 기재된 등기를 보여주며 매매가가 임대차보증금을 초과하는 것처럼 속이거나 계약 당시 이미 임차인들에 대한 보증금 미반환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 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사실을 숨기는 등의 수법이다.
한편 피해자는 대부분 신혼부부, 20~30대 사회초년생이며 검찰은 현재까지 파악한 18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추가 피해자들에 대한 여죄 및 동종 유사사건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것”이라며 “전세사기 범죄로 인한 서민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엄정히 대응하고 처벌해 서민들이 주거 안정과 삶의 희망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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