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여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와 공공기관이 새해 예산 신속집행 등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418조원을 쏟아낸다. 한국 경제가 상반기 1%대 초반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 재정을 빠르게 투입해 경기둔화 폭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상반기 재정 집행률 목표치는 6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4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재정 신속집행 계획’과 ‘2023년 주요 공공기관 투자 효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총지출(638조7000억원)의 60%에 해당하는 383조20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건비와 기본경비를 제외한 재량지출 중 △중앙재정 240조원 △지방재정 217조1000억원 △지방교육재정 25조4000억원 등을 신속집행 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중앙재정의 경우 정부는 상반기 중 65%(약 156조원)를 집행하기로 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근 5년간 기재부의 상반기 재정 집행 목표치는 △2018년 58% △2019년 61% △2020년 62% △2021년 63% △2022년 63%였다.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도 상반기 중 각각 60.5%, 65%를 집행하기로 했다.
사업별로는 일자리 사업과 민생·물가안정 사업에 역점을 두고 예산을 집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관리대상 일자리 사업 예산 14조9000억원 중 10조4000억원(70%)을 상반기에 집행할 계획이다. 민생안정 사업(11조2000억원)과 물가안정 사업(5조4000억원)도 빠르게 집행한다.
또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주요 공공기관들의 확정된 투자계획(63조3000억원) 중 34조8000억원(55%)을 상반기에 집행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이 또한 투자집행 규모로는 상반기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공기관 상반기 투자집행률은 △2019년 43.5% △2020년 48.8% △2021년 52.4% △2022년 51.3% 등을 기록했다.
주요 공공기관들은 주거안정과 에너지·교통·물류 필수 인프라 구축 등 국정과제 추진과 민생안정을 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에는 △주거복지사업 5조원(LH) △일반철도사업 2조2000억원(한국철도공단) △원자력발전소 건설 2조1000억원(한국수력원자력) △가계재기 지원 및 기업정상화 지원 1조1000억원(캠코) 등이 있다.
또 정부는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관리를 지속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부채비율을 지난해 187.6%에서 2026년 169.4%로 낮출 계획이다. 재무위험 14개 기관 부채비율은 지난해 336.4%에서 2026년 265%로 낮춘다.
정부가 상반기에만 418조원(정부 383조2000억원+공공기관 34조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 상승 여파로 연초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재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를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약 2%)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은행(1.7%)과 KDI(1.8%)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1.3%로 1%대 초반의 저조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올해 설비투자(-2.8%)와 건설투자(-0.4%)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경상수지도 210억달러(약 27조원) 수준으로 지난해(220억달러)와 2021년(883억달러)에 비해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수출은 4.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추 부총리는 “올해 경기는 상반기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저하고의 흐름이 전망된다”며 “연초부터 신속한 재정집행과 주요 공공기관 투자의 조기집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연초에는 고용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리대상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참가자 모집 및 채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 내 해당 예산의 70% 이상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며 “민생·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사업도 선별해 매월 집행실적을 꼼꼼히 점검하고 집행상 애로를 적극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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