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1983년 개장한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이 오는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힐튼호텔은 공식 홈페이지와 각종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31일 이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2022.12.30. |
호텔·숙박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디지털 전환이다. 대형 호텔은 외국계 회사가 만든 복잡하고 어려운 숙박관리시스템(PMS)을 사용해왔고 중소형 호텔과 숙박업체들은 온라인에 최적화되지 않은 PMS로 인해 불편이 많았다.
특히 숙박업주들 입장에서는 익스피디아, 마이리얼트립 비상장, 야놀자 비상장 (41,500원 0.00%), 여기어때와 같은 플랫폼뿐만 아니라 쿠팡, 11번가, 지마켓, 네이버 등 수십 개의 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고객들의 예약을 각각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됐다.
수기로 예약 상황을 관리하던 중소 숙박업주들에게 있어서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가 됐다. 여기에 혁신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다. 2016년 9월 설립된 호스피탈리티 테크 스타트업 ‘온다(ONDA)’이다.
온라인 판매 채널과 객실 판매 연결 ‘온다 허브’
온다는 우선 PMS를 개발해 숙박업주가 컴퓨터에서 모든 방의 실시간 예약 현황을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방이 예약됐는지, 체크인·아웃 됐는지, 방에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예약을 받지 말아야 할지 등을 관리하면서 종업원들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를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y)와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여행전문앱 등 40여개의 판매 채널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객실 판매가 가능한 예약관리시스템(GDS)을 만들었다.
온다는 온라인 판매 채널과 객실 판매를 연결하는 통합 판매 솔루션에 ‘온다 허브(ONDA HUB)’라는 이름을 붙였다. 숙박업주들은 각 채널에 일일이 들어가 객실 현황을 관리할 필요 없이 온다 허브에서 업데이트만 하면 모든 채널에 현황이 자동 반영된다.
온다는 게스트하우스, 모텔, 펜션, 캠핑,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의 규모나 형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이며, 별도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는 받지 않고 숙박업주와 판매사이트를 중개하며 수수료 수익을 남긴다.
숙박업주들로선 운영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빈 객실의 판매를 늘려 매출을 신장할 수 있다. 온라인 판매채널 입장에서도 전국의 중소형 숙박업소를 쉽게 연결할 수 있으니 온다의 솔루션이 매력적이다.
구글·에어비앤비가 반한 기술력, ‘투자 혹한기’ 뚫었다
온다의 기술력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았다. 구글 호텔의 국내 첫 파트너에 이어 에어비앤비와는 2년 연속 우수 파트너로 선정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발표한 ‘2022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에서 한국 테크기업 중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온다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혹한기’를 뚫고 최근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에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기업은행 (9,820원 ▼180 -1.80%), 스퀘어벤처스,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브리즈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온다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15억원에 달한다. 이번 시리즈B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호텔시장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인바운드 고객 유치를 위한 시스템 개발 △해외 진출 본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현석 온다 대표는 “투자 혹한기에도 지난해 프리 시리즈B 대비 2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성장성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K-관광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숙박시설 공급자와 관련된 망 통합, 사업성 크다”
유병주 스퀘어벤처스 대표 |
이번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한 유병주 스퀘어벤처스 대표는 “야놀자나 여기어때처럼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소비자 단에서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지만 숙박시설 공급자와 관련된 망은 통합이 안 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소비자 단을 공략하는 것보다 공급자 망을 통합하는 것이 훨씬 사업성이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호텔이나 숙박업체가 PMS·GDS 등의 솔루션을 한번 사용하면 그것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대형 항공사들이 자체 예약시스템을 운영했을 때 여러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항공사들을 찾아다니며 따로 예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나타난 것이 한 곳에서 전 세계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는 GDS”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사들이 항공권을 팔면 팔수록 돈을 버는 건 GDS였다. 앞으로 호텔·숙박 시장도 이렇게 갈 것”이라며 “온다가 본질에 충실하면서 적극적인 B2B 영업을 통해 고객사들을 확보하면 좋은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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