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무인기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
취임 첫 해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집권 2년차를 맞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맞서는 강력한 대응을 행동으로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29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사·안보 수뇌부를 대동하고 전격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주기식, 달래기식의 협상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어렵고 ‘힘에 의한 평화’가 중요하다는 기조를 선명하게 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北 무인기 침범에 “혹독한 대가…주저해선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무인기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
윤 대통령은 이날 방문 행사에서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다. 우선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북한 도발에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침략 전쟁은 거부한다”면서도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자위권의 행사는 확실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상대에게 핵이 있든, 또 어떠한 대량살상무기가 있든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북한의 도발에 2~3배 강력한 응징을 해야한다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
“값싼 무인기로 우리 사회 교란…비행물체 대응체계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
또 윤 대통령은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침투시켜 우리 사회를 교란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역시 북한의 의도에 대해 “우리의 취약점을 드러내 남남갈등을 극대화 하고자 하는 대남 통일전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념하면서도 소형 무인기 등 값싸고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소형 무인기는 우리가 대응하기 아주 곤란하고 애매한 방식으로 우리 자유를 침범하고 우리 사회를 교란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 무인기뿐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비행 물체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재검토해서 미비점을 신속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 기존의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계획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해줄 것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3축 체계 전력을 포함한 방위력 개선 예산이 어느 정도 반영되기는 했지만 근거리 정찰 드론, 해안 정찰용 무인기 등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전력 확보 예산은 대폭 감액됐다”며 “우리가 처한 안보 현실에 비추어 보면 안타까운 결과”라고 지적됐다.
‘전쟁’ 언급한 尹…”결기 충만한 군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
윤 대통령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우리 군이 전시에 준하는 수준으로 기강을 바로 세워줄 것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이 싸워서 이긴다는 그 용기와 결기가 충만한 군대가 되기를 바란다”며 “적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확고한 믿음을 주는 강군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 ADD 여러분들은 늘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불법적인 전쟁에 대비하고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전쟁을 생각하지 않는, 전쟁을 대비하지 않는 군이란 있을 수 없다”며 “우리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 위장된 평화로는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지킬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기반마저 무너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대통령, 연이어 고강도 표현…강력 대응의지 천명
윤 대통령은 전날 ‘응징’ ‘보복’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강력한 대북 대응 의지를 강조한 데 이어 이날 ‘혹독한 대가’, ‘전쟁’이란 어휘를 다수 사용하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최근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안을 안심시키고 우리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면서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ADD에서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했다.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보고받은 뒤 무인기와 미사일 연구동을 순시하고 연구원들과 오찬을 갖는 순서로 일정이 진행됐다. ADD는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으로 국방에 필요한 무기체계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및 성능시험을 한다.
윤 대통령의 이날 ADD 방문은 전날 예고된 것으로 국가원수의 외부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의 도발에 공개적인 경고를 보내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방문에는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 총장 및 해병대사령관, 방사청장, 안보실장, 안보실 2차장, 국방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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