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첫 재판서 “돈 받은 사실 없다” 혐의 부인…검찰은 혐의 입증 자신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김용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9.17/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법정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을 받아보니 너무나 많은 사실이 검찰 측 주장으로 적혀있다”며 “법정에서 억울한 점을 충분히 밝혀 무죄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검찰 측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이 사건의 쟁점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 3명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지만 김 전 부원장만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 전 부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전면 거부하고 지금까지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 한 문장, 한 문장 증거 입증이 가능하다”며 “정치자금법 특성상 이 정도로 증거가 탄탄하게 갖춰진 것은 드물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김 전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욱 변호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 측은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검찰 공소장에 대해 공소장 일본주의를 우려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판사가 예단을 갖지 않도록 공소사실과 관련된 내용만을 제출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원칙이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검찰에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 수수 이외 전제 사실이 너무 많이 기재돼 있다”며 “사건의 배경을 전달하려는 검찰 측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금품 등 선거 지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남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을 이 대표의 대선자금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7월부터 이 대표 대선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일했다. 검찰은 그가 지난해 2월부터 이 대표의 대선 자금 조달 및 조직관리 등을 맡고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 남 변호사 등이 김 전 부원장과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유착 관계를 맺어 금품 제공과 선거 지원을 해주고 사업상 특혜를 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