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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남자 직원만 야간 숙직을 하는 것이 ‘남녀 차별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놔 논란이다.
21일 인권위는 지난 20일 남성 직원만 야간 숙직을 하고 여성 직원은 휴일 낮 일조 근무만 하게 한 농협 IT 센터에 대해 “야간 숙직의 경우 한차례 순찰을 하지만 나머지 업무는 일직과 비슷하고 대부분 숙직실 내부에서 이뤄지는 내근 업무여서 특별히 더 고된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을 내렸다.
앞서 농협IT센터에 근무하는 진정인은 지난해 8월 남성 직원만 야간 숙직을 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야근이 휴일 일직보다 6시간 정도 길지만 중간에 5시간가량 휴식을 취할 수 있고 4시간의 보상 휴가도 주어지기 때문에 현저히 불리한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야간 숙직 근무를 부과하는 것은 매우 형식적이고 기계적 평등에 불과하다”며 “불평등한 성별 권력관계 속에서 여성은 폭력 등의 위험 상황에 취약할 수 있고 여성이 야간에 갖는 공포와 불안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인권위 결정에 일부 남성은 “남성만 야간 당직을 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 “남자는 밤에 안 무섭나”라는 등 반발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남녀 통합 당직제를 도입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10월 여성 공무원을 숙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삭제해 본청에서 남녀 모두 숙직할 수 있게 근무 규칙을 변경했다. 다만 임신부와 5세 이하 아동 양육자, 미성년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 등은 숙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구시는 지난 2020년, 제주시는 지난달 각각 여성 공무원까지 야간 숙직 업무를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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