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침 체감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최근 몰아닥친 한파에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자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은 16일 “(층간 흡연 민원 관련) 분포를 보면 날씨가 추운 겨울철 혹은 비가 많이 오는 날에 실내 흡연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날씨가 좋은 여름철에 비해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접흡연은 층간소음과 함께 꾸준히 문제가 돼왔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입주민이 층간소음·간접흡연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 관리주체가 실제 사실관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수행한 사례는 4만33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만4605건)에 비해 25%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층간 흡연·소음 민원 접수 시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소음 발생과 흡연을 중단하도록 권고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 사적 공간인 자택에서 벌어지는 일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어서다.
특히 층간 간접흡연 해결책은 갈 길이 멀다. 층간소음은 사적 공간에서 유발한 소음에 대한 이웃 간 갈등이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되면서 이웃사이센터 등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생겼다. 반면 층간 흡연으로 생겨난 갈등 해결을 돕는 기구는 아직 마련돼있지 않다.
차 소장은 “이웃 간 폭행, 살인 사건 등이 많이 이슈화된 층간소음에 비해 층간 흡연 갈등은 많이 알려지지 못하다 보니 아직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민원을 받아보면 층간 흡연에 대한 민원이 층간소음에 버금갈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층간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 담배 냄새(간접흡연) 피해 민원은 2844건으로 전년(2386건)보다 19.2% 늘었다.
차 소장은 “층간 흡연 분쟁 조정 기구를 별도로 만들기는 어렵고, 이웃사이센터나 공동주택 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등에 층간 흡연에 대한 분쟁도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등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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